선인장꽃 #2 김갑수, 삶이 괴로워서 음악을 듣는다

2005. 3. 23. 05:18동식물 사진/식물,초목본,수생식물

 

 

 


 

 


 

 


 

 


 

 

사람은 일생동안 무수히 많은 말을 하지만
그것은 곧 잊혀지고 아무것도 아닌게 되어버린다.
그렇게 살아버린 날들이 많아질수록
시간은 물처럼 무의미하게 흘러가 버리는 것이다.
하지만 인생의 어떤 한 순간은
마치 예전에 사진을 찍을 때 터뜨리던 마그네슘처럼
'펑'하는 소리와 함께
우리 가슴 속에 찍히고 인화되는 수가 있다.

그때의 그 시간은
언제나 같은 곳을 뱅뱅 도는 물매암이 처럼
지나지 않고 그 시간을 거듭 살아가게 만든다.
누구에게나 그런 인생의 시간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런 '지나가지 않는 시간'이 많은 사람일수록
추억이 많은 사람일 것이다.


추억이 많은 것은 축복일까, 불행일까?
어쨌건 옛날 일을 떠올릴 때
하얗게 아무 생각도 나지 않는다면
참 쓸쓸할 것이다.

해가 바뀔 때면 우리 주위의 사물을
다시 한번 찬찬히 돌아다보고,
주위 사람들의 얼굴을 다시 한번 정답게 들여다보고,
또 앞으로 우리한테 일어날 일湧?
다시 한번 곰곰이 되새겨 보고 싶다.

지금 한 순간은
또 언젠가 그리워할 추억이 될 테니까.

-김갑수, 삶이 괴로워서 음악을 듣는다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