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은 노랗다 산에는 꽃이피네, 갈봄여름 없이 윤예영 2010 전라남도 구례 산수유꽃축제 -8
2010. 3. 25. 22:38ㆍ사진과 함께 좋은글과 시/좋은글과 시
2010 전라남도 구례 산수유꽃축제 -8
2010.03.18 ~ 2010.03.21
전남 구례군 지리산온천지구 일원
꽃은 노랗다
- 산에는 꽃이피네, 갈봄여름 없이
윤예영
노란 꽃이 철책을 붙들고 섰다
철책 안은 공터였다
10년쯤 전엔
지금은 주차장
넝마를 뒤집어쓴 알코올중독자 같은
세상을 노려다보는 아이 같은
꽃
하지만 그저 노랄 뿐
왜 저러고 섰을까
꽃이
고양이 한 마리가 꼬리를 바짝 세우고 지나간다
고양이는 궁금해 하지 않는다
그건 고것의 배가 불룩하기 때문
아니면 그냥 고양이이기 때문
고놈의 뱃속엔 대체 몇 마리나 들어 있을까
그러나 물웅덩이에 빠진 하늘에 입이나 축일 뿐
고양이니까
꽃이 노랗듯
자꾸 노란 대궁을 흔들며 누굴 부르고 있다
비명을 지른다
비명을 지르는 꽃이라니!
비명은 언제나 외마디
어! 아! 악!
그러나 꽃은 노랄 뿐
그건 꽃이니까
하늘이 무심하듯
비 온 뒤 하늘은 무심하다
임계점을 넘어선 에너지는 어디론가 분출되기 마련이니까
그렇다고들 한다
정말?
사실 하늘은 언제나 무심하다
빌어먹을 하늘이니까
꽃이 노랗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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