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4. 30. 10:47ㆍ우리 문화예술 공연전시 /공연,전시회
새싹 및 쌈채소 정원전 ~ 서울대공원 온실
生과 돈과 死
김소월
1
설으면 우울 것을, 우섭거든 웃을 것을,
울자 해도 잦는 눈물, 웃자 해도 싱거운 맘,
허거픈 이 심사를 알 리 없을까 합니다.
한베게 잠 자거든, 한솥밥 먹는 님께,
허거픈 이 심사를 傳해 볼까 한지라도,
마차운 말 없거니와 그亦 누될까 합니다.
누된들 心情만이 타고날 게 무엇인고,
四月中 밤중만 해도 울어새는 저 머구리,
차라리 그 身勢를 나는 부러워합니다.
2
슬픔과 괴로움과 기쁨과 즐거움과
사랑 미움까지라도, 지난 뒤 꿈 아닌가!
그러면 그 무엇을 제가 산다고 합니까.
꿈이 만일 살았으면, 삶이 亦是 꿈일 게라!
잠이 만일 죽음이면 죽어 꿈도 살은 듯하리,
자꾸 끝끝내 이렇다 해도 이를 또 어찌합니까.
살았던 그 記憶이 죽어 만일 있단질댄,
죽어하던 그 記憶이 살아 어째 없읍니까,
죽어서를 모르오니 살아서를 어찌 안다고 합니까.
3
살아서 그만인가, 죽으면 그뿐인가,
살죽는 길어름에 잊음바다 건녔던가,
그렇다 하고라도 살아서만이라면 아닌 줄로 압니다.
살아서 못 죽는가, 죽었다는 못 사는가,
아무리 살지락도 알지 못한 이 세상을,
죽었다 살지락도 또 모를줄도 압니다.
이 세상 산다는 것, 나 도무지 모르것네
어데서 예 왔는고, 죽어 어찌 될 것인고,
도무지 이 모르는 데서 어째 이러는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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