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 하나 ]동대문4거리
2010. 6. 8. 10:13ㆍ사진과 함께 좋은글과 시/좋은글과 시
그림자 하나
지나는 버스의 열기와 여자의 상심한 표정
아이의 칭얼거림
꼭대기에 태양 그 밑으로 아침부터 취해
비틀거리는 중년의 취객
내가 이곳을 걷고 있는 이유가 궁금한 땅
고개를 돌리니 주유소와 허름한 셔츠의 젊은 청년
파란 적색으로 대칭을 이룬 알림 등
한번은 사람을 한번은 인간을
모퉁이를 돌면 네가 빠져 있는 습한 돌 상자
어둠 속에서 숨막힐 듯한 열기를 내 뿜는
너의 끝없는 절망의 숨결
그 아래 한낮을 밝히려 버티고 서 있는
희미한 가로등 공허한 그림자
잠시 시간은 뒤로 물러 앉는다.
차가운 바람 뜨거운 입김
언덕 너머로 밤을 비추던 별빛
지구를 따르는 작은 토끼 집
하얀 비 하얀 희망
빨간 소방서 위에서 삶을 꿈을 노래하던
날개 잃은 검은 새
시간은 가고 시간은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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