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오덕 <참교육으로 가는 길>

2006. 11. 11. 05:26사진과 함께 좋은글과 시/좋은글과 시

 

 

 

 

 

 

 

 

 

사람들은 흔히 엄청난 착각을 한다.

그것은 일을 안 하고

편안하게 편리하게 살아가는 것이

삶의 목표라고 말이다.

 

 

 

 

 

 

 

 

 

 

 

 

 

 

 

 

그래서 일을 하는 것도

장차 일을 안 하기 위해서

그 준비로 어쩔 수 없이

참아가면서 하는 것이라고 말이다.

 

 

 

 

 

 

 

 

 

 

 

 

 

 

 

 

 

그러나 이것은 이만저만 잘못된 생각이 아니다.

사람이 일을 안 하면 그때는 죽는다.

죽어서야 일을 안 하게 된다.

살아 있는 한에는 일을 안 할 수 없다.

 

 

 

 

 

 

 

 

 

 

 

 

 

 

 

 

 

일을 안 하면 그 몸과 마음이 병든다.

편안하게 살아가는 사람치고

건강한 사람은 절대로 없다.

 

 

 

 

 

 

 

 

 

 

 

 

 

 

 

 

 

또 편하게 산다는 것이 한갓 환상이다.

편안하게 보이는 것은

남의 삶을 멀리서 바라보았을 때지,

거기 살고 있는 사람은 편안이 없다.

인간의 역사는 물질의 넉넉함과 편리함을

개인 중심으로 추구하는 그릇된 삶의 추구 때문에

멸망의 길을 달리고 있다.

모든 사람은 서로 뺏고 빼앗기고,

미워하고 적이 된다.

 

 

 

 

 

 

 

 

 

 

 

 

 

 

 

 

인간은 모든 자연을 파괴하여

지구를 생명이 붙어 살 수 없는

땅덩이로 만들어놓고 있다.

 

 

 

 

 

 

 

 

 

 

 

 

 

 

 

 

 

 

이것은 일하기를 싫어하고,

일을 자기는 안 하고 남에게만 강요해서,

즐거워야 할 일이

괴로운 것으로 되어버렸기 때문이라고도 할 수 있다.

우리가 만일 이 땅에서 희망을 가지고 살아가려고 한다면

모든 사람이 일하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아이들에게 일을 가르쳐야 한다.
아이들을 채찍질해서

점수 따기 경쟁을 시키는 짓을 곧 그만두고,

일하는 가운데서 공부하고,

일하는 것이 공부가 되도록 하고,

일하는 것이 즐거운 놀이가 되도록 하는 교육을 해야 한다.

 

 

 

 

 

 

 

 

 

 

 

 

 

 

 

 

 

그래야만 아이들이 사람다운 느낌과 생각을 가지게 되고,

사람다운 행동을 하면서 자라난다.

 

 

 

 

 

 

 

 

 

 

 

 

 

 

 

 

인간의 사회와 역사가

살아나도록 하는 길은 이것밖에 없다.

 

 

 

 

 

 

 

 

 2006 11월초 한국민속촌 조각공원

 

 

 

 

 

 이오덕 <참교육으로 가는 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