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송화

2007. 6. 6. 05:27동식물 사진/식물,초목본,수생식물

 

 

 채송화

 

뜰 모퉁이에 버려진
목숨 하나 채송화는
외로움을 지키는 풀이올시다

바늘이 앉을 만한
좁은 터에 살면서 채송화는
조용한 웃음을 지닌 꽃이랍니다

겨자씨처럼 작은 알몸이
깁실같이 가냘픈 뿌리를 내리라고
님은 이 땅을 지어 주셨답니다


 

 

 

 

 

 

나의 봄과 여름을 마련하기 위하여
님은 따스히 편 손으로
지구를 바치고 돌려주십니다

내가 숨쉬라고 대기가 있습니다
마시라고 맑은 이슬이 있습니다
나는 비로 몸을 씻은 후에 고와집니다

 

 

 

 

 

 

님의 노래를 머금고
봉오리가 부풀어 오르면
태양은 눈부신 키스로 나를 꽃피웁니다

바람은 간드러지게 춤을 추게 합니다
나는 오래오래 살고 싶습니다
끝없이 크고 싶습니다

 

 

 

 

 

 

 

 

글 / 최민순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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