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만남

2011. 7. 4. 08:10사진과 함께 좋은글과 시/좋은글과 시

 

 섬말나리

 

 

인동꽃(목본)

 

 

 

 

 

 

작은 만남 / 김남조

 

작은 만남이여
  골짜기의 물꼬를 문득 바다로 돌렸네
  한 다발 열쇠꾸러미
  자물쇠마다 열어 놓으니
  은밀한 내 마음
  옷 벗은 채 반짝반짝 드러나고
  바닥에 잠겼던 말들
  생명가루 털며 솟아오르고
 
  이를 어쩌나 어쩌나
  작은 만남이여
  저는 이름도 하나 없이
  그나마 돌담 저켠을 서성이면서
  내 눈 밝혀
  실핏줄 하나까지 알게 하느니
  작은 만남이여
  놀랍고 가슴 아파라
  작은 사랑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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