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나비 [혼자서 빈 손으로 / 나태주]

2010. 7. 23. 09:54동식물 사진/곤충,양서류,파충류

호랑나비

 

 

 

 

 

 

 

 

 

 

 

 

 

 

 

 

 

 

 

 

 

 

 

 

 

 

 

혼자서 빈 손으로 / 나태주

 

 

 혼자 오길 잘 했지
  그대 같이 왔더라면
  이끼낀 돌자갈 길에
  미끄러지지나 않을까
  그대 손 잡아주고 어깨 잡아주느라
  가을비에 고개숙인 물봉선
  저 옆모습 미처
  보지 못했을꺼야
 
  빈 손으로 오길 잘했지
  우산 받고 왔더라면
  어느 왕조의 패망인양
  슬프게 무너져 내리는 하늘구름의 성채
  그리고 찬비에 천천히 치마가 벗겨지면서
  알몸이 되어가는 갈잎나무들의 아랫도리
  차마 보지 못했을꺼야
 
  저것 좀 봐
  저 소리 좀 들어 보아
  혼자서 빈 손으로 왔기에
  옆에 없는 그대 때때로 불러
  나는 이렇게 이야기를 나누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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