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리산 자락, 바람도 쉬어가는 납덕골 벽화마을

2010. 8. 6. 10:29전국 방방곡곡 여행지/경기도 여행지

 

 

 

 2010년 8월 6일(금) 빗방울 떨어지는 새벽에 출발해서 군포시 속달동에 위치한 납덕골 벽화마을과 수리사에 다녀왔습니다. 천년고찰인 수리사 입구에 벽화마을은 산골마을로 약 7-8년전쯤에 납덕골입구에 위치하고 있는 "수리산갤러리"의 화가분께서 여러 지인들과 마을사람들과 함께 마을을 아름답게 꾸며 놓았다고 합니다. 마을에 들어서면 주차장도 준비되어 있습니다. 마을을 둘러본 후 수리사로 이동하면 됩니다.

 

 

 

 

 

 

 

 

 

 

 

 

 

 

 

 

 

 

 

 

 

 

 

 

 

 

 

 

 

 

 

 

 

 

 

 

 

 

 

 

 

 

 

 

 

 

 

 

 

 

 

 

 

 

 

 

 

 

 

 

 

 

 

 

 

 

 

 

 

 

창 / 신현림

 

 

마음이 다 드러나는 옷을 입고 걷는다
  숨어 있던 오래된 허물이 벗겨진다
  내 허물은 얼마나 돼지처럼 뚱뚱했던가
  난 그걸 인정한다
  내 청춘
  꿈과 죄밖에 걸칠 게 없었음을
  어리석음과 성급함의 격정과 내 생애를
  낡은 구두처럼 까맣게 마르게 한 결점들을
  오래도록 괴로워 했다
  나의 등잔이 타인을 못 비춘 한 시절을
  백수일 때 서점에서 책을 그냥 들고 나온 일이나
  남의 애인 넘본 일이나
  어머니께 대들고 싸워 울게 한 일이나
  실컷 매맞고 화난 주먹으로 유리창을 부순 일이나
  내게 잘못한 세 명 따귀 때린 일과
  나를 아프게 한 자 마음으로라도 수십번 처형한 일들을
  나는 돌이켜본다
  TV 볼륨을 크게 틀던 아래층에 폭탄을 던지고 싶던 때와
  돈 때문에 조바심치며 은행을 털고 싶던 때를
  정욕에 불타는 내 안의 여자가
  거리의 슬프고 멋진 사내를 데려와 잠자는 상상과
  징그러운 세상에 불지르고 싶던 마음을 부끄러워한다
  거미줄 치듯 얽어온 허물과 욕망을 생각한다
  예전만큼 잔성의 사냥개에 쫓기지도 않고
  가슴은 죄의식의 투견장도 못 된다
  인간은 원래 그런 것이라며 변명의 한숨을 토하고
  욕망의 흔적을 버린 옷가지처럼 바라볼 뿐이다
  고해함으로써 허물이 씻긴다 믿고 싶다
  고해함으로써 괴로움을 가볍게 하고 싶다
  사랑으로 뜨거운 그 분의 발자국이
  내 진창길과 자주 무감각해지는 가슴을 쾅쾅 치도록
  나는 좀더 희망한다
  그 발자국이 들꽃으로 흐드러지게 피어나
  나를 깨워 울게 하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