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침묵으로 바람이 되어도/ 이해인

2006. 6. 23. 05:27사진과 함께 좋은글과 시/좋은글과 시

 

 

 

 

 

눈을 감아도

마음으로 느껴지는 사람

 

 

 

 

 

 

 

그대 침묵으로 바람이 되어도

바람이 하는 말은

가슴으로 들을 수가 있습니다.

 

 

 

 

 

 

 

아침 햇살로

고운 빛 영그는 풀잎의 애무로

신음하는 숲의 향연은

 

 

 

 

 

 

 

비참한 절규로 수액이 얼어

나뭇잎이 제 등을 할퀴는 것도

알아보지 못한채

태양이 두려워 마른 나뭇가지 붙들고

메말라 갑니다.

 

 

 

 

 

 

 

 

하루종일 노닐 던 새들도

둥지로 되돌아갈 때는

안부를 궁금해 하는데

 

 

 

 

 

 

 

가슴에 품고 있던 사람의 안부가

궁금하지 않은 날 있겠습니까.

 

 

 

 

 

 

 

삶의 숨결이

그대 목소리로 젖어 올 때면

 

 

 

 

 

 

 

 

 

목덜미 여미고

지나가는 바람의 뒷모습으로도.....

 

 

 

 

 

 

 

 

그대 침묵으로 바람이 되어도 / 이해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