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 풀 / 류시화
2007. 11. 20. 23:35ㆍ사진과 함께 좋은글과 시/좋은글과 시
들 풀 / 류시화
들풀처럼 살라
마음 가득 바람이 부는
무한 허공의 세상
맨몸으로 눕고
맨몸으로 일어서라
함께 있되 홀로 존재하라
과거를 기억하지 말고
미래를 갈망하지 말고
오직 현재에 머물라
언제나 빈 마음으로 남으라
슬픔은 슬픔대로 오게 하고
기쁨은 기쁨대로 가게 하라
그리고는
침묵하라
다만 무언의 언어로
노래 부르라
언제나 들풀처럼
무 소유한 영혼으로 남으라
글/류시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