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력을 훔쳐라

2007. 11. 29. 18:22사진과 함께 좋은글과 시/좋은글과 시

 

 

 

 

 

 

 

 

 

 

 

 

 

지독하게 가난한 사람이 있었습니다.

너무도 어렵게 산 그 사람은 이 진절머리 나는 가난에서 벗어나고 싶었습니다.

곰곰이 생각하다가 옆집 부자에게 찾아가 어떻게 하면 부자가 될 수 있는지 물었습니다.

부자는 아주 간단했지만 의외의 대답을 했습니다.

“그건 어렵지 않은 일입니다. 나는 꾸준하게 도둑질을 했답니다. 도둑질을 시작한 지 얼마지 않아 충분하게 먹고 살 수 있게 되었고, 한2년 정도 도둑질을 하니 어느 정도 저축까지 하게 되었고, 조금 더 열심히 도둑질을 하니 모든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이런 부자가 되었답니다.”

의외의 간단한 비결에 그 가난한 사람은 쾌재를 불렀고 어떻게 도둑질을 하여야 하는지 그 방법은 묻지도 않은 채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며칠 뒤 가난한 사람은 밤에 이웃 마을에 숨어들어 여러 집 물건을 이것저것 훔쳤습니다.

하지만 곧 잡혔고 사람들에게 죽지 않을 만큼 두들겨 맞은 뒤 겨우 풀려났습니다.

그는 부자가 자신을 속였다는 생각에 분을 참지 못하고 당장 찾아가 욕을 퍼부었습니다.

그의 욕을 가만히 듣고 있던 부자는 뭐 이런 사람이 다 있냐는 듯 이렇게 말했습니다.

“아니, 언제 내가 그런 도둑질을 말했소! 나는 하늘이 내게 내려 준 자연을, 바람과 비를, 그리고 들과 땅을 훔쳤단 말이오. 훔친 땅에다 바람과 비를 이용해 농사를 짓고, 짐승을 키워 이렇게 부자가 되었단 말입니다. 하늘이 내려준 이 귀한 것들을 훔쳤다고 해서 하늘은 결코 내게 벌을 주지 않았다오. 하지만 당신은 훔치라는 것은 훔치지 않고 남의 노력을 훔치니 벌을 받는 것이 당연한 일 아니오.”

 
(‘좋은 글’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