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2. 6. 16:41ㆍ사진과 함께 좋은글과 시/좋은글과 시
나는 너에게, 너는 나에게
1997년 인도네시아 메단 부근에 추락, 탑승자 234명 전원의 목숨을 앗아간 가루다 항공 에어버스 A300이 추락 직전 관제탑과 가진 마지막 교신 내용이다.
관제탑: GIA 152,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어라.
조종사: 알았다. 오른쪽으로 가겠다.
관제탑: 지금 왼쪽으로 방향을 틀고 있지 않는가.
조종사: 오른쪽으로 가고 있다.
관제탑: O.K그대로 왼쪽으로 가라.
조종사:(잠시 머뭇거린 뒤) 왼쪽이라고?
지금 우리는 오른쪽으로 가고 있다.
관제탑:O.K(잠시 머뭇거린 뒤)
O.K GIA152 그대로 오른쪽으로 가라.
조종사: 아아아아악! 알라후 아크바르(신은 위대하다.)!
이 대형 참사의 원인은
'나의 오른쪽은 너의 왼쪽이라는 사실'을 잊은 데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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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로 낙양의 지가를 올렸던 유홍준이 영남대 교수시절 북한의 문화유산을 답사하러 갔을 때 북한 학예관 리 선생과 나눈 대화 내용이다.
"리 선생, 진파리 무덤은 내부구조가 돌간 흙무덤이죠?"
"네, 석실봉토분입니다."
"현장 구조는 삼각고임으로 되었겠죠?"
"네, 말각조정법입니다."
남한에서는 고고학 학술용어를 한자투로, 북한에서는 우리말로 사용하는데, 유 교수는 북한 용어로 묻고 북한 학예관 리 선생은 남한 용어로 대답한 것이다.
유 교수는 이 대목을 자신의 책에서
"서로 마주보고 씩 웃는 웃음에는 오랫동안 단절되어 왔던 한민족의
정이 흘렀다" 고 적었다.
'나는 너의 언어로, 너는 나의 언어로' 이야기할 때 정확한 정보의 교류뿐만 아니라 인간적인 정까지 나눌 수 있다는 실례다.
여기에서 우리는 말 통하는 조직의 비결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다름 아닌 상대에게 맞추는 것이다.
여기에는 상하 구분이 있을 수 없다.
아래위 구분 없이 서로에게 맞추는 이유는 너와 내가 힘을 합쳐 해내야 할 공동의 목표가 있기 때문이다.
말이 통하지 않는 조직은 말재주가 아니라 마음이 부족한 탓이다.
서로를 귀하게 여기는 마음은 서로에게 맞추는 일로 자연스레 이어질 것이고, 마음과 마음이 그리고 말과 말이 이어질 때 조직은 활기찬 웃음으로 가득할 것이다.
-박영근 님/[행복한 동행]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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