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의에는 호주머니가 없다

2008. 3. 31. 14:25사진과 함께 좋은글과 시/좋은글과 시

 

우도 선착장

 

 

 

 

 

 

 

 

 

 

 

 

 

 

 

 

 

 

 

미국 뉴저지 주에는 1980년대부터 20년 동안 우리 돈으로 약 4조 원을 익명으로 기부해 온 사람이 있었다. 연말이 되면 언론에서는 기부자의 신원을 밝히기 위해 끈질기게 추적을 거듭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그가 누구인지는 1997년에야 밝혀졌는데, 바로 ‘집도 차도 없는 억만장자’ 찰스 피니였다. 공항 면세점을 운영하던 그가 면세점 매각 소송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그의 오랜 기부 기록이 드러난 것이다.

그는 많은 재산에도 불구하고 15달러짜리 손목시계를 차고 비행기는 이코노미 좌석을 타고 다닐 정도로 검소한 사람이었다. 그는 자신의 것을 아껴 부자가 되었고, 또한 그렇게 모은 재산을 남을 위해 기꺼이 내놓은 이 시대의 진정한 부자였다. 그는 아일랜드의 금언 “수의에는 .”를 인용하며 여생을 마칠 때쯤 나머지 재산도 기부할 뜻을 밝혔다.

기부는 돈이 많은 사람들만 할 수 있는 특권은 아니다. 미국 시러큐스대 경제학자 아서 브룩스는 ‘누가 진정 관심을 갖는가’라는 책에서 연간 소득 2만 달러 미만인 사람들의 소득 대비 기부액 비율이 그 이상 소득자보다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또한 열성적인 기부자일수록 성공 확률이 높아지고 수입도 더 늘어났다고 했다. 그것은 선행이 기부자 스스로를 더 훌륭하고 긍정적인 사람으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이렇듯 기부하는 데 있어 내게 얼마나 재산이 있느냐는 중요하지 않다. 누군가를 위해 자신의 것을 나눌 수 있는 사람은 이미 찰스 피니 못지않은 마음의 부자이기 때문이다.

(‘좋은생각’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