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1. 12. 23:38ㆍ사진과 함께 좋은글과 시/좋은글과 시
당신은
바다보다는 강을 더 좋아한다고 하였습니다
강물은 지향하는 목표가 있는 반면,
바다는 지향점을 잃은 물이라는 것이 그 이유였습니다.
그렇습니다
강물은 목표를 향하여 끊임없이 나아가는 물임에 틀림없습니다
골짜기와 들판을 지나 바다에 이르기까지
참으로 숱한 역사를 쌓아가는 살아있는 물입니다
절벽을 만나면
폭포가 되어 뛰어내리고
댐에 갇히면 뒷물을 기다려
다시 쏟아져내리는 치열한 물입니다
이처럼 치열한 강물과는 달리
바다는 더 이상 어디로 나아가지 않는 물입니다
바다로 나와버린 물은
아마 모든 의지가 사라져버린 물의 끝인지도 모릅니다
.
.
..... 중략
.
.
그러나 이곳 철산리 앞바다에 이르러서는
암울한 강물의 시절도 그 고난의 장을 마감합니다
당신의 말처럼 이제 더 이상 목표를 향하여 달리는 물이 아닙니다
한마디로 바다가 됩니다.
달려야 할 목표가 없다기보다
달려야 할 필요가 없습니다
이곳은 부질없었던 강물의 시절을 뉘우치는
각성의 자리이면서
이제는 드넓은 바다를 향하여
시야를 열어나가는 조망의 자리이기도 합니다
돌이켜보면 강물의 치열함도
사실은 강물의 본성이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험준한 계곡과 가파른 땅으로 인하여
그렇게 달려왔을 뿐입니다
강물의 본성은 오히려 보다 낮은 곳을 지향하는
겸손과 평화인지도 모릅니다
강물은 바다에 이르러
비로소 그 본성을 찾은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바다가 세상에서 가장 낮은 물이며
가장 평화로운 물이기 때문입니다
바다는 가장 낮은 물이고 평화로운 물이지만
이제부터는 하늘로 오르는 도약의 출발점입니다
자신의 의지와 자신의 목표를 회복하고
청천하늘의 흰구름으로 승화하는 평화의 세계입니다
방법으로서의 평화가 아니라
최후의 목표로서의 평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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