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내가 살고 있는 것은..

2012. 12. 11. 18:12사진과 함께 좋은글과 시/좋은글과 시

 

 

 

 

 

 

 

 

 

 

 

 

 

 

 

 

 

 

 

 

 

 

 

헬렌 켈러가 어느 날 숲 속을 다녀온 친구에게 물었습니다. 무엇을 보았느냐고. 그 친구는 별반 특별한 것이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헬렌 켈러는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두 눈 뜨고도 두 귀 열고도 별로 특별히 본 것도 들은 것도 없고, 할 말조차 없다니….

그래서 비록 보지도, 듣지도, 말하지도 못했던 헬렌 켈러였지만 그녀는 스스로 만약 자신이 단 사흘만이라도 볼 수 있다면 어떤 것을 보고 느낄 것인지 미리 계획을 세웠습니다.

그리고 이것을 '내가 사흘 동안 볼 수 있다면(Three days to see)'이란 제목으로 '애틀랜틱 먼스리' 1933년 1월 호에 발표했습니다.

헬렌 켈러의 글은 당시 경제 대공황의 후유증에 허덕이던 미국인들을 잔잔히 위로했습니다. 그래서 '리더스 다이제스트'는 이 글을 '20세기 최고의 수필'로 꼽았습니다.

「첫째 날, 나는 친절과 겸손과 우정으로 내 삶을 가치 있게 해준 설리번 선생님을 찾아가 이제껏 손끝으로 만져서만 알던 그녀의 얼굴을 몇 시간이고 물끄러미 바라보면서 그 모습을 내 마음속에 깊이 간직해 두겠다. 그러곤 밖으로 나가 바람에 나풀거리는 아름다운 나뭇잎과 들꽃들 그리고 석양에 빛나는 노을을 보고 싶다.

둘째 날, 먼동이 트며 밤이 낮으로 바뀌는 웅장한 기적을 보고 나서, 서둘러 메트로폴리탄에 있는 박물관을 찾아가 하루 종일 인간이 진화해온 궤적을 눈으로 확인해 볼 것이다. 그리고 저녁에는 보석 같은 밤하늘의 별들을 바라보면서 하루를 마무리하겠다.

마지막 셋째 날에는 사람들이 일하며 살아가는 모습을 보기 위해 아침 일찍 큰길에 나가 출근하는 사람들의 얼굴 표정을 볼 것이다. 그러고 나서 오페라하우스와 영화관에 가 공연들을 보고 싶다. 그리고 어느덧 저녁이 되면 네온사인이 반짝거리는 쇼윈도에 진열돼 있는 아름다운 물건들을 보면서 집으로 돌아와 나를 이 사흘 동안만이라도 볼 수 있게 해주신 하나님께 감사의 기도를 드리고 다시 영원히 암흑의 세계로 돌아가겠다.」

헬렌 켈러가 그토록 보고자 소망했던 일들을 우리는 날마다 일상 속에서 특별한 대가도 지불하지 않고 보고 경험합니다. 하지만 그것이 얼마나 놀라운 기적인지는 모릅니다. 아니 누구나 경험하고 사는 것처럼 잊어버리고 삽니다.

그래서 헬렌 켈러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내일이면 귀가 안 들릴 사람처럼 새들의 지저귐을 들어보라. 내일이면 냄새를 맡을 수 없는 사람처럼 꽃향기를 맡아보라. 내일이면 더 이상 볼 수 없는 사람처럼 세상을 보라"고! 내일이면 더 이상 할 수 없는 일임을 알게 되면 오늘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이 얼마나 소중하고 놀라운 기적 같은 일인지 뒤늦게나마 깨달을 수 있을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사실 지난 한 해를 돌이켜 보면 날마다 기적이었습니다. 쳇바퀴 돌듯 정신없이 살아온 기억밖에 없는데 무슨 기적이냐고 반문할 사람도 적잖을 것입니다. 하지만 바로 그렇게 '정신없이' 살아왔으면서도 이렇게 멀쩡히 살아있는 것 자체가 기적 아닙니까.

"힘들어 죽겠어!"를 입에 달고 살면서도 아직까지 죽지 않은 것도 기적입니다. 올해 수만 명이 파산을 선고했습니다. 몇 년 전에만 해도 우리나라 3대 그룹 중에 하나였던 대우그룹 전 회장 김우중 씨도 파산했습니다.

큰 기업, 작은 기업 할 것 없이 숱한 파산과 부도의 위기를 맞았습니다.

현대인의 '솔개 우화'를 아시나요? 솔개는 40년을 살고 나면 선택을 해야 한답니다. 기신기신 살다 죽을 건가, 비상한 변신으로 30년을 더 살 것인가.

솔개가 변신을 결심하면 저 멀리 벼랑으로 날아가 바위 뒤에 웅크리고 앉는답니다. 낡고 무뎌진 부리를 바위에 갈아 다듬어, 뾰족해진 부리로 오래된 축 처진 날개 깃털을 하나씩 뽑으며, 그 부리로 동그랗게 굽어 쓸모없어진 발톱을 생니 뽑듯 뽑는다지요. 100일이 흐르면 탄력 있는 깃털, 날카로운 발톱이 새로 자라납니다. 이렇게 변신에 성공한 솔개는 다시 비상(飛翔)합니다. 새 부리, 새 깃털, 새 발톱으로 30년을 더 산다는군요.

솔개처럼 벼랑 끝에 서본 적이 있습니까?
기신기신 살다 죽을 것인가, 비상할 것인가. 지금까지 기다려온 당신은 벼랑 끝에 서 있다고 여기서 멈출 것인가, 비상할 것인가. 절대로 포기하지 말아야 합니다.

벼랑 끝이 비상할 기회인지 모릅니다. 기적은 있습니다. 반드시 기적은 일어날 것입니다. 기적을 믿으십시오. 하느님이 당신과 함께 있다는 것을 믿으십시오. 벼랑 끝에 서 있는 당신에게 기적은 일어날 것입니다.

“깊은 슬픔 가운데 홀로 방황할 때에 주님은 나를 위로 하셨네. 힘든 세상 일속에 지쳐 쓰러질 때에 주님은 나를 인도하셨네. 나는 믿노라 하나님이 함께 하심을 나는 믿노라 하느님이 함께 하심을 나는 믿노라 하느님이 나와 함께 하심을 나는 믿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