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의 나라

2010. 3. 10. 00:30카톨릭 이야기/영성의 샘물

 

 

 

 

 

 

 

 

 

 

 

 

 

 

 

 

 

 

하느님의 나라

-박순웅 목사 -

 

농사의 본뜻은 생명을 일구는 일이다. 농부들은 그것을 위해서 땀흘리고 애를 쓴다. 그렇지 않으면 곁길로 나간다. 밭을 일구고 씨를 뿌려놓고 일은 하지 않고 계산만 하는 것은 마음이 다른 곳으로 가 있는 것이다. 필자도 밭에 배추를 심어 가꾸면서 배추 포기를 세며 계산을 하니 옆에 계시던 어르신께서 한마디하셨다. “게으른 사람이 계산 먼저 한답니다.” 비록 어쩔 수 없는 현실이긴 하지만 그분의 나라와 의를 구하라는 본질보다는 먹는 것, 입는 것, 마시는 것 때문에 그분 뜻을 흐려지게 할 수 있다.

오늘의 말씀 또한 그러하다. 벙어리 마귀를 내쫓으셨다. 벙어리 마귀가 스스로 나간 것이 아니라 예수님이 쫓아낸 것이다. 예수님이 마귀·악마·사탄을 쫓아내시는 것은 인간 안에 하느님 형상을 회복하는 것이 그분의 본질이기 때문이다.

원칙과 본질을 사모하고 깊이 사유하는 마음을 모으기보다는 곁가지에 관심이 많아서 혼란을 가중시키는 일들이 얼마나 많은가? 신앙과 삶 속에서 혹은 대화에서도 본질적인 고백들이 먼저 행해진다면 어디에든 그분의 나라가 활짝 꽃필 것이다. 그분의 나라를 일구기 위해 각자가 받은 탈렌트, 그분께서 주신 능력과 권능이 엉뚱한 곳에 쓰여지지 않기를 함께 마음 모아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