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구 창경궁의 봄 -8
2010. 4. 15. 22:42ㆍ서울 어디까지 가봤니?/서울 걷기 좋은길
종로구 창경궁의 봄
안부
지은경
외로워서 밥을 먹습니다
외로워서 밥을 많이 먹습니다
아무리 밥을 먹어도
외로움이 없어지진 않았습니다
오늘 저녁은 알고 지내던 강이름 몇개와
담을종로구 창경궁의 봄 -6 넘어온 이웃의 그림자 가지와
그리고 오래전 애인들의 안부로
밥을 지었습니다
밥 짓는 연기가 가슴을 떠나
먼 데로 가는 것이 보였습니다
나도 따라 갔다가
한뎃잠 자는 날이 많았습니다
그래서였는지 누가 부르지도 않았는데
어둠은 밤마다 창가에 모였다 가고
그 눈동자에서 별이 돋아나
먼 데로 간 연기들의 소식을 반짝여주곤 하였습니다
하지만 내 비좁은 몸으로는
이 외로움을 다 보여줄 수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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