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구 창신동 골목 -2

2010. 5. 8. 22:06서울, 경기 어디까지 가봤니?/서울거리 오래된 골목길

종로구 창신동 골목 -2

 

 

 

 

 

 

 

 

 

 

 

 

 

 

 

 

 

 

 

 

 

 

 

 

 

 

 

 

 

 

 

 

 

 

 

 

 

 

 

 

 

 

 

 

 

 

 

 

 

 

 

 

 

 

 

 

 

 

 

 

 

 

 

 

 

 

 

 

 

 

 

 

 

 

너무 늦지만 않았다면 / 강 미

 

 

 

 

너무 늦지만 않았다면
깊은 골짝에서 가난하게 나누는 삶일지라도
지금 세상 속에서 아둥바둥 살아남으려고
입고 있는 온갖 옷들을 벗어버리고 싶습니다.  
내게 맞아서 내게 어울려서
입고 있는 옷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너무 늦지만 않았다면
정말 입고 싶은 옷이 나뭇잎 한 조각 일지라도
갈등없이 입고 자연스러울 수 있다면
그렇게 옷을 벗고 그렇게 입고 싶답니다.
지금의 옷은 너무 많이 가진 옷이 아니라
이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한 갑옷이기 때문입니다.
기실은 한 뼘의 부끄러움만 가릴뿐인 허접한 것인데.


너무 늦지만 않다면
삶을 무장해제하고 빈 몸으로 맨 몸으로
그렇게 살 수만 있다면  그렇게 살고 싶습니다.


너무 늦지 않았으면
하고 수없이 꿈이라도 꾼답니다.
검은 머리칼 속에 흰 머리가
이제 하나씩 솟아나고 있어도
너무 늦지만 않았다면
상처받아도 잃지 않을 사랑을 꿈꾼답니다.


지금 내게 있는 것은 내 것이 아니라
세상에서 살기 위해
세상에서 빌린 것이기 때문이지요.


내 것이 무에 있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