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꽃 만나러 가는 길, 시흥 관곡지 -8

2010. 8. 5. 09:10사진과 함께 좋은글과 시/좋은글과 시

 

 

 

8월4일(수) 시흥 관곡지에 다녀왔습니다.  경기도 시흥시 하중동에 위치한 관곡지는 향토유적 8호로 지정된 연못입니다. 조선시대 문신이자 농학자였던 강희맹이 명나라에서 연꽃씨를 가져와 이곳에 심었다고 합니다. 근래에는 연꽃테마파크라는 이름도 사용하고 있습니다. 7~8월에는 연꽃이 절정을 이룹니다. 그리고 이곳은 금개구리의 집단 서식지이기도 합니다.

 

 

 

 

 

 

 

 

 

 

 

 

 

 

 

 

 

 

 

 

 

 

 

 

 

 

 

 

 

우렁이알

 

 

 

 

 

가시연꽃

 

 

 

 

 

 

 

 

 

 

 

 

 

 

그런 사람 또 없습니다 / 원태연

 

 

 

 

내가 욕한다고 해서 같이 욕하지 마십시오.
 
  그 사람 아무에게나 누구에게나 욕먹고 살 사람 아닙니다.
  나야 속상하니까, 하도 속이 상해 이제 욕밖에 안 나와 이러는 거지
  어느 누구도 그 사람 욕할 수 없습니다.
 
  그런 사람 또 없습니다.
  그렇게 따뜻하고 눈물이 나올 만큼 나를 아껴줬던 사람입니다.
  우리 서로 인연이 아니라서 이렇게 된 거지,
  눈 씻고 찾아봐도 내게는 그런 사람 또 없습니다.
  따뜻한 눈으로 나를 봐줬던 사람입니다.
  어쩌면 그렇게 눈빛이 따스했는지 내가 무슨 짓을 하고 살아도
  이 사람은 이해해 주겠구나 생각들게 해주던,
  자기 몸 아픈 것보다 내 몸 더 챙겼던 사람입니다.
 
  세상에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사는 세상에서
  유일하게 나를 사랑해 주었던 한 사람입니다.
  아파도 내가 아프고 찢어져도 내 가슴이 찢어지는 것입니다.
  위로한답시고 그 사람 욕하지 마십시오.
 
  내가 감기로 고생할 때 내 기침 소리에 그 사람 하도 가슴 아파해 기침
  한 번 마음껏 못하게 해주던 사람입니다.
  예쁜 옷 한 벌 입혀 주고 싶어서 쥐뿔도 없이 지켜왔던 자존심까지
  버릴 수 있게 해주던 사람입니다.
  나름대로 얼마나 가슴 삭히며 살고 있겠습니까?
  자기가 알 텐데……. 내가 지금 어떻다는 걸 알면서도 어쩔 수가 없을 텐데.
  언젠가 그 사람, 이런 얘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은 멀리 있어야 한다고, 멀리 있어야 아름답다고…….'
  웃고 좀 살라고 얘기하는 사람들은 모릅니다.
  내가 왜 웃을 수가 없는지 상상이나 할 수 있겠습니까?
  그 사람과 하도 웃어서 너무너무 행복해서 몇 년치 웃음을 그때 다 웃어버려
  지금 미소가 안 만들어진다는 걸.
 
  인연이 아닐 뿐이지 그런 사람 또 없습니다.
  그 사람 끝까지 나를 생각해 줬던 사람입니다.
  마지막까지 눈물 안 보여주려고 고개 숙이며 얘기하던 사람입니다.
  탁자에 그렇게 많은 눈물 떨구면서도 고개 한 번 안 들고
  억지로라도 또박또박 얘기해 주던 사람입니다.
  울먹이며 얘기해서 무슨 얘긴지 다 알아들을 수는 없었지만
  이 사람 정말로 나를 사랑하는 사람이구나 알 수 있게 해주던 사람입니다.
  있습니다. 그런 상황, 말할 수 없지만
  그러면서도 헤어져야 하는 상황이 있더란 말입니다. 이연이라고 합니다.
 
  이승의 인연이 아닌 사람들을 이연이라고들 합니다.
  그걸 어쩌겠습니까! 이승의 인연이 아니라는데.
  연이 여기까지 밖에 안되는 인연이었던 것을.
  그런 사랑 나중에 다시 한 번 만나기를 바랄 수밖에…….
  그런 사람 또 없습니다.
  연이 아니라서 그렇지,
  인연이 아니라서 그렇지 내게 그렇게 잘해 주었던 사람 없습니다.
  그런 사람 또 없습니다.
  아무리 죽이니 살리니 해도 내게는 그런 사람 또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