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3. 23. 11:30ㆍ전국 문화재와 박물관/국가지정 문화재
[문화재탐방/서울] 경복궁 (景福宮) 사적 제117호
궁의 이름은 정도전이 『시경』에 나오는 “이미 술에 취하고 이미 덕에 배부르니 군자만년 그대의 큰 복을 도우리라”에서 큰 복을 빈다는 뜻의 ‘경복(景福)’이라는 두 글자를 따서 지은 것이다. 1412년 태종은 경복궁의 연못을 크게 넓히고 섬 위에 경회루를 만들었다. 이 곳에서 임금과 신하가 모여 잔치를 하거나 외국에서 오는 사신을 대접하도록 하였으며, 연못을 크게 만들면서 파낸 흙으로는 아미산이라는 동산을 만들었다.
태종의 뒤를 이은 세종은 주로 경복궁에서 지냈는데, 집현전을 두어 학자들을 가까이 하였다. 경회루의 남쪽에는 시각을 알려주는 보루각을 세웠으며, 궁의 서북 모퉁이에는 천문 관측시설인 간의대를 마련해 두었다. 또한 흠경각을 짓고 그 안에 시각과 4계절을 나타내는 옥루기를 설치하였다.
임진왜란(1592)으로 인해 창덕궁·창경궁과 함께 모두 불에 탄 것을 1867년에 흥선대원군이 다시 세웠다. 그러나 1895년에 궁궐 안에서 명성황후가 시해되는 사건이 벌어지고, 왕이 러시아 공관으로 거처를 옮기면서 주인을 잃은 빈 궁궐이 되었다. 1910년 국권을 잃게 되자 일본인들은 건물을 헐고, 근정전 앞에 총독부 청사를 짓는 등의 행동을 하여 궁의 옛 모습을 거의 잃게 되었다.
현재 궁궐 안에 남아있는 주요건물은 근정문·근정전·사정전·천추전·수정전·자경전·경회루·재수각·숙향당·함화당·향원정·집옥재·선원정 등이 있다.
중국에서 고대부터 지켜져 오던 도성(都城) 건물배치의 기본형식을 지킨 궁궐로서, 궁의 왼쪽에는 역대 왕들과 왕비의 신위를 모신 종묘가 있으며, 오른쪽에는 토지와 곡식의 신에게 제사를 지내는 사직단이 자리잡고 있다. 건물들의 배치는 국가의 큰 행사를 치르거나 왕이 신하들의 조례를 받는 근정전과 왕이 일반 집무를 보는 사정전을 비롯한 정전과 편전 등이 앞부분에 있으며, 뒷부분에는 왕과 왕비의 거처인 침전과 휴식공간인 후원이 자리잡고 있다. 전조후침(前朝後寢)의 격식인데, 이러한 형식은 이 궁이 조선의 중심 궁궐이므로 특히 엄격한 규범을 나타내고자 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비록 궁궐 안 일부분의 건물들이 없어지기는 하였지만, 정전·누각 등의 주요 건물들이 남아있고 처음 지어진 자리를 지키고 있어서, 조선의 정궁의 모습을 대체적으로나마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유적이다.
광화문은 경복궁의 정문이다
광화문은 경복궁의 정문이다. 광화문은 조선의 법궁에 해당하는 궁궐의 정문으로서 다른 궁궐들의 정문과는 달리 돌로 높은 석축을 쌓고 그 위에 중층구조의 누각을 세워서 마치 성곽의 성문과 같은 격식으로 장대하게 지어졌다.
광화문은 중층으로 된 문루를 받치는 기단석축이 세 개의 홍예문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중앙의 홍예문으로는 왕이, 좌우의 홍예문으로는 왕세자와 신하들이 출입하였다. 또한 문루(門樓)에는 종을 걸어 두어 시각을 알리는데 사용하였다.
광화문은 일제강점기에 조선총독부 건물을 지으면서 건춘문 북쪽으로 옮겼다가 한국전쟁 때 폭격을 맞아 문루가 모두 소실되었다.
그 후 1968년에 경복궁 정문의 위치로 다시 옮겼으나 나무를 사용하지 않고 콘크리트 구조로 복원하는 과정에서 위치 또한 제자리를 찾지 못하였다.
현재의 광화문은 2010년에 원래의 모습으로 제자리를 찾아서 다시 복원한 것이다.
흥례문
흥례문 일곽의 가운데에는 백악으로부터 흘러 내려온 물 즉, 금천이 서에서 동으로 흐르도록 한 어구가 있고, 어구의 중앙에 영제교(永濟橋)라는 다리가 놓여 있다.
어구(御溝)는 경복궁 뿐만 아니라 창덕궁, 창경궁, 경희궁, 덕수궁 등에도 있으며, 고려궁궐, 중국의 궁궐, 베트남의 궁궐에도 있어 동아시아 지역의 궁궐들이 반드시 갖추어야 할 부분이었음을 알 수 있다. 어구와 영제교는 근정문에서 이루어지는 왕과 신하들의 조회 시에 신하들이 도열할 위치를 구별하는 경계이기도 했다.
금천을 지키는 천록
남쪽 행각의 가운데에는 3간으로 구성되어 있는 근정문이 있으며 그 좌우에 일화문(日華門)과 월화문(月華門)이 있고 동쪽 행각에는 융문루(隆文樓)가, 서쪽 행각에는 융무루(隆武樓)가 있다.
정전 영역의 입구인 근정문은 왕과 신하가 만나는 조참(朝參)행사를 하는 곳이다. 왕은 근정문의 가운데 칸에 어좌를 설치하고 남향으로 앉고, 신하들은 흥례문 일곽에 도열하여 임금에게 예를 올렸다. 즉, 근정문은 단지 드나드는 출입문의 역할만을 하는 곳이 아니라 정치적인 활동이 시작되는 곳이다.
영제교를 중심으로 북쪽에 2품 이상의 관원이 서고, 남쪽에 3품 이하의 관원이 정렬하였다. 흥례문 행각의 서북쪽에는 서쪽 궐내각사와 빈청으로 출입하는 유화문이 자리하고 있다. 흥례문 일곽에서는 조회뿐만 아니라 국문이나 교서반포 등이 이루어졌으므로, 궐내각사와 빈청의 관원들이 원활히 움직일 수 있는 문이 필요했고 그 역할을 유화문(維和門)이 한 것이다.
근정전(국보 제223호)
경복궁의 정전인 근정전
영역에서는 조하를 거행하고
외국사신을 맞이하는 국가의
중대한 의식이 거행되었다.
근정전(勤政殿)은 경복궁의 정전(正殿)이다. 왕이 신하들의 조하(朝賀:조회의식)를 받거나 공식적인 대례(大禮) 또는 사신을 맞이하던 곳이다. 정전인 근정전은 궁궐 내에서도 가장 규모가 크고 격식을 갖춘 건물로 면적도 가장 넓게 차지하고 있다. 중층으로 된 근정전 건물은 2단의 높은 월대(月臺) 위에 자리하고 있으며 전면에는 중요행사를 치룰 수 있는 넓은마당이 있고, 그 둘레를 행각이 감싸고 있다.
근정전 월대 위에서 바라본 근정문
왕의 즉위나 외국 사신접대 등의 큰 행사는 근정전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는데, 이때 신하들은 마당에 놓여진 품계석에 따라 정해진 위치에 자리를 잡았다.
마당에는 돌을 얇고 네모나게 다듬은 박석이 깔려 있는데, 표면을 약간 거칠게 마무리하여 단조롭지 않고 빛이 반사되어도 눈이 부시지 않도록 하는 세심한 배려가 엿보인다. 이 마당에서는 노인들을 격려하는 기로연(耆老宴)이나 과거시험도 치러졌다.
중심 건물인 근정전은 ‘천하의 일은 부지런하면 잘 다스려진다’는 뜻이 담겨 있는 건물이다. 큰 행사 때 사용했던 근정전은 국가와 왕을 표현하는 상징물이었다.
때문에 중층으로 꾸미고 기둥머리를 화려하게 장식하였으며, 기단인 월대의 귀퉁이나 계단 주위 난간 기둥에도 4신상과 12지신상을 간결하지만 재치있게 조각해 놓았다. 정전의 안쪽은 바닥에 전돌을 깔고, 2층까지 높게 트이도록 하였으며, 북쪽 가운데에 임금님의 어좌를 설치하였다. 어좌 뒤에는 왕권을 상징하는 해와 달, 다섯 봉우리의 산이 그려진 ‘일월오봉도’를 놓았고 천장에는 칠조룡을 조각하여 장식하였다.
근정전 내부의 어좌
사정문은 3간으로 되어 있다. 이 문 역시 가운데 칸은 왕이 드나들 때 사용하였으며, 신하들은 좌우의 문을 이용하였다. 편전 영역의 중심 건물인 사정전은 고종 4년(1867)에 중건한 건물로 어좌를 가운데 설치하였으며 벽에는 구름 속에 놀고 있는 용을 그려 걸었다. 온돌이 없는 사정전은 더운 여름철에 정사를 보거나 경연을 하기에는 별 무리가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한기가 드는 겨울에는 특별한 장치를 하지 않고는 견뎌내기 어려웠을 것이다. 사정전의 좌우에서 편전의 기능을 보완하는 만춘전과 천추전에는 온돌이 설치되어 있는데, 추운 겨울철, 경연이나 정무를 이곳에서 보았을 것으로 짐작된다
사정전과 사정문의 이름은 정도전이 지은 것으로 ‘천하의 이치를 생각하면 얻고 생각하지 않으면 잃는다. 임금이 진실로 깊이 생각하고 세밀히 살피지 않으면 어떻게 사리를 분별할 수 있겠는가. 더욱 깊이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 경연과 정사가 주 기능인 편전에 걸맞은 이름인 것이다.
사정전(보물 제1759호)
왕이 신하들과 일상으로
정사를 논의하던 편전
편전(便殿)은 왕이 평소에 정사를 보고 문신들과 함께 경전을 강론하는 곳이다. 또 종친, 대신들과 함께 주연을 즐기고, 왕이 직접 지켜보는 가운데 과거 시험을 치르기도 한 곳이다. 경복궁의 편전 영역은 사정전(思政殿)을 중심으로 이루어져 있다. 근정전 영역으로 통하는 사정문과 침전영역으로 통하는 향오문 사이에 사정전, 만춘전, 천추전이 남향하고 있으며, 그 주변을 행각이 감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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