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6. 28. 15:02ㆍ사진과 함께 좋은글과 시/좋은글과 시
중세 시대에 브루노라 하는 수도사가 있었다.
그에게 기도하는 것은 직업이요 생활이었지만,
한번은 깊은 산 속에 들어가
기도를 하게 되었다.
움막을 치고, 창문을 닫아 놓고
기도하기 위해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였다.
이때 부근에서 개구리들이 울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한두 마리가 울어 대더니
점차 소리가 많아졌다.
그리고 어찌나 시끄럽게 울어대는지
도무지 기도가 안되는 것이었다.
브루노는 창문을 열고 소리쳤다.
"야 이녀석들아!
이 수도사가 기도하려고 하는데
너희들이 왜 떠드느냐. 조용히 해!"
그러자 개구리들이 알아 들었다는듯이
조용해졌다.
창문을 닫고 다시 기도 하려고 하는데
이번에는 저 언덕 너머에 잠자던 개구리들까지
다 일어나서 더 크게 떠들어대는 것이었다.
브루노는 창문을 열고 다시 소리쳤다.
"야 이놈들아! 내말이 들리지 않느냐?
조용히들 해라!"
브루노의 고함 소리에
개구리들은 다시 잠잠해졌다.
그러나 창문을 닫으면 또 더 시끄럽게 떠들고,
소리를 지르면 잠시 잠잠했다가
다시 소란해지고,
드디어 화가 머리끝까지 치민 수도사는
하느님께 심정을 토로했다.
"하느님 내가 지금 하느님을 만나
진지하게 기도하려고 하는데 저 개구리들이
저렇게 시끄럽게 떠들어대니
어떻게 하면 좋겠습니까?
도무지 기도가 되지 않아요. 이렇게 해 주세요.
저 개구리들의 모가지를 따든지,
입을 꿰메든지 아무튼 조용히 시켜 주세요"
그때 브루노의 머리 속에 하느님의 음성이
섬광처럼 번쩍이며 지나갔다.
"개구리도 지금 기도를 하고 있는 중이란다."
"뭐라고요. 개구리가 기도를...."
"나의 종아. 저 개구리를 누가 만들었느냐?
개구리라고 기도할 자격이 없느냐?
개구리라고 찬양할 특권이 없느냐?
왜 너 혼자만 기도한다고 생각하느냐?
개구리와 함께 기도하고
함께 밤새워 찬양하면 안되겠느냐"
이러한 음성을 들은 브루노는 개구리와 함께
밤새워 기도와 찬양을 했다 한다.
혹시 하느님께 기도해야 할 필요를 느끼지 못합니까?
개구리도 기도를 한다는데 하물며 우리들은....
ㅡ개구리의 기도 중에서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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