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꽃 / 대림 제 1주일

2006. 12. 4. 05:41카톨릭 이야기/성전 제대 꽃꽂이

 

 

 

 

 

 

기다림

 

기다리지 못하면 사랑하는 것도 어렵습니다.

사랑을 아는 사람은 기다릴 줄 압니다.


 

친구가 약속 시간이 되어도 안 나타나면 그를 비난하기보다는

‘무슨 일이 있는 것은 아닌가?’ 하며 걱정해줍니다.

기다리지 못하는 사람은 농사를 지을 수도 없습니다.

조급증에 빠져서는 농사를 잘 해낼 수 없습니다.

모내기 해놓고는 잘 자라지 않는다고 조금씩

모를 하나씩 위로 들어 올리려 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모든 생명은 기다림 속에서 시작되고 열매를 맺습니다.

우리의 삶도 그렇습니다.

하느님이 주시는 때를 기다려야 하는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기다려주십니다.

사람들을 구원하시려고
사람들을 기다리시며 오랫동안 일하셨습니다.

그렇게 오랫동안 일하셨으니,
기다리는 일을 그만둘 법도 한데 오늘도 기다리십니다.


 

사람들이 당신의 마음을 알아주고,

당신 안에서 생명의 길을 따라 살길 기다리십니다.


 

하느님의 기다림엔 그처럼 한없는 사랑이 담겨 있습니다.

영원한 사랑은 오늘도 세상을 향해 열려 있습니다.

하지만 온 인류가 회개하여 하느님께로 마음을 돌리는 데는

아직도 시간이 필요한가 봅니다.


 

하느님이 그토록 팔 벌리신 채로 오래 기다리셨지만,
사람들의 발걸음은 ‘갈 지’(之)자인 경우가 많습니다.

오락가락 합니다.

아버지라 부르면서 아버지의 뜻을 거부하고

주님이라고 부르면서 주님의 가르침대로 살려 하지 않습니다.


 

기도하면서 주님의 뜻이 아니라 내 뜻이 이루어지기를 원합니다.

회개하였다는고는 하지만 그 삶에 변화는 있는 듯 없는 듯합니다.


하지만 주님께서는 오늘도 지금 이 순간도 한결같이 기다려주십니다.

한없는 기다림 같지만

언젠가 그 기다림은 끝나게 되어 있습니다.


 

우리는 언젠가는
하느님 아버지 앞에 나서게 될 것입니다.

언젠가는 사람의 아들 앞에 서게 될 것입니다.

 

 
-정식수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