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저를 길 떠나게 하십니까, 하느님?

2007. 11. 4. 17:38사진과 함께 좋은글과 시/좋은글과 시

 

 

 

 

 

 

 

 

 

 

 

 

 

 

 

 

 

 

 

 

 

 

 

 

 

 

 

왜 저를 길 떠나게 하십니까, 하느님?
 
                                                         
                                                               -김진태 신부
 
 
 
그냥 눈 앞에 보이는 세계 속에
주저앉고 싶은 저.
 
 
 
흘러가는 가냘픈 시간에
육신을 맡기고
 
 
 
꾸며놓은 고집스런 공간에
영혼을 묻어두고 싶은 저.
 
 
 
지워버린 '영원'이 왜
제 안에 마냥 자리하고 있는 것입니까,
 
 
 
이젠 기억조차 낯선
 단어라고 생각했는데,
 
 
 
좋아하는 사람 앞에 서면
우리의 좋음이 영원해야 한다고,
 
 
 
사랑하는 사람 앞에 서면
우리의 사랑이 무한해야 한다고,
 
 
 
무한과 영원이 왜 다시
당연이 되는 것입니까?
 
 
 
낮의 찬연함에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나의 죽음을 떠올리는 순간,
 
 
 
왜 또 다시 저는
떨리는 손으로,
 
 
 
별을 하나하나
더듬어야 하는 것입니까?
 
 
 
살면서 제 딴엔
가장 귀하고 소중히 여기던
 
 
 
'황금'과 '유향'과 
'몰약'의 보물상자를 들고
 
 
 
무릎 꿇어 깡그리 바칠
'영원'을 찾아
 
 
 
오늘도
 
 길 떠나게 하시는 하느님!"
 
 
 
11월은 위령의 달입니다
 
세상을 떠난 이들을 위한 기도로
그 영혼이 우리들의 도움으로
천당에 올라간다면
그들은 영원히 그 고마움을 잊지않을 것입니다...
 
 
세상을 떠난 사람이 우리에게 가장 가까운 사람,
사랑하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우리는 그들을 붙잡을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사도 바오로는  이렇게 위로합니다
 
 
"슬픈 것은 분명하지만, 우리들이 훗날 부활한다면
다시 만나게 될 것이니,
이를 그대들의 위안으로 삼으시오"
                                            (1데살4,13-18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