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이섬 6

2007. 11. 11. 19:11사진과 함께 좋은글과 시/좋은글과 시

 

 

 

 

 

 

 

 

 

 

 

 

 

 

 

 

 

 

 

 

 

 

 

 

 

 

 

 

 

                인연은 한 번 밖에 오지 않는다 

                신경숙  

                인연을 소중히 여기지 못했던 탓으로
                내 곁에서 사라지게했던 사람들

                한때 서로 살아가는 이유를 깊이
                공유했으나 무엇때문인가로 서로를 저버려
                지금은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는 사람들

                관계의 죽음에 의한 아픔이나 상실로 인해
                사람은 외로워지고 쓸쓸해지고
                황폐해지는 건 아닌지

                나를 속이지 않으리라는 신뢰
                서로 해를 끼치지 않으리라는 확신을 주는
                사람이 주변에 둘만 있어도 살아가는 일은
                덜 막막하고 덜 불안할 것이다.

                마음 평화롭게 살아가는 힘은 서른이 되면
                혹은 마흔이 되면 저절로 생기는 것이 아니라
                내일을 자신의 일처럼 생각하고

                내 아픔과 기쁨을 자기 아픔과 기쁨처럼
                생각해주고 앞뒤가 안 맞는 얘기도 들어주며
                있는 듯 없는 듯 늘 함께 있는 사람의 소중함을
                알고 있는 사람들만이 누리는 행복이었다는
                생각도 든다.

                그것이 온전한 사랑이라는 생각도
                언제나 인연은 한 번밖에 오지 않는가도
                생각하며 살았더라면
                그랬다면 지난날 내 곁에 머물렀던
                사람들에게 상처를 덜 줬을 것이다.

                결국 이별할 수 밖에 없는 관계였다 해도
                언젠가 다시 만났을 때
                시의 한 구절처럼 우리가
                자주 만난 날들은 맑은 무지개 같았다고
                말할 수 있게 이별했을 것이다.

                진작,
                인연은 한 번 밖에 오지 않는다고
                생각하며 살았더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