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는 아는가 모르겠다

2007. 11. 22. 07:08사진과 함께 좋은글과 시/좋은글과 시

그대는 아는가 모르겠다


 




그대는 아는가 모르겠다


혼자 흘러와

혼자 무너지는

종소리처럼

온 몸이 깨어져도

흔적조차 없는 이 대낮을

울 수도 없는 물결처럼

그 깊이를 살며

혼자 걷는 이 황야를


비가 안 와도

늘 비를 맞아 뼈가 얼어붙는

얼음번개


그대 참으로 아는가 모르겠다



- 문정희 시인의 詩 <고독>



 

 





모딜리아니 그림 속의 사나이처럼

가는 모가지 위에 여윈 얼굴을 얹고있는

고독이라는 초상,

혼자 흘러와...혼자 무너지는,

종소리처럼

온 몸이 깨어져도 흔적조차 없는 이 대낮,

울 수도 없는 물결처럼...

그 깊이를 살아야 하는,



 




강물처럼 흐르는 生을,

황야처럼 넓은 生을,

혼자 살아가는 것 같은...

그것이 바로 고독의 느낌이 아닐런지...


 

 





인생이 고독하기로...혼자 흘러와 혼자 무너질까요?

한낮이 가는 것이 흔적조차 없어진다고,

온 몸이 깨어진다고... 

얼마나 힘들고, 아프면

비가 안 와도 늘 비를 맞는 듯한,

뼈가 얼어붙는

얼음번개를 상상해 낼 수 있을까요...




 

 





사람 사는 길,

그 두려운 깊이를 쓸쓸하게 일러주는,

겹겹이 어둠으로 우리를 에워싸고,

춥고 적막한 지하의 밀실로 끌어들여

황량한 광야에 홀로 서 있게 하는,

길 잃고 마지막 샛길까지 가야 하는,



 

내장산





삶의 끝방에서

또한 영혼의 다락방에서,

조금씩 부서지며, 무너지며,

그러나,

끝내 우리가 끌어안고 가야 할....



고독이라는...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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