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의 과오
2007. 12. 15. 14:59ㆍ카톨릭 이야기/영성의 샘물
옛날의 과오
-민경철 신부-
가끔씩 잊고 지냈던 어린 시절의 과오가 떠오를 때가 있습니다. 아무도 보는 이가
없지만 얼굴이 화끈 달아오릅니다. ‘내가 그때 왜 그런 짓을 했을까?’ 하고 후회도 해보지만
오래전의 일을 어찌 하겠습니까? 그런데 더욱 웃긴 것은 이것을 감추기
위해서 또 다른 수작을 부렸다는 것이지요. 누가 알기라도 하면 웃음거리가 되고,
곤경에 빠지기 때문에 원천적으로 막아야 했습니다. 오리발을 내밀고, 거짓말도
해보고, 변명도 해보고, 다른 이의 잘못으로 만들기도 하고, 급기야 궁지에 몰리면 알아버린
이를 협박과 회유(?)로 매수하기도 하고 말입니다. 잘못을 인정하면,
한 번 웃음거리가 되면, 한 번 혼이 나면 모든 게 끝이 나는데 그게 쉽지가 않았던
모양입니다. 세례자 요한이 싫어서 범했던 과오를 감추고 정당화시키기 위해
예수님도 싫어할 수밖에 없는 그네들의 모습이 또 우리의 모습이 되고 있습니다.
계속되는 이 순환고리에서 빠져나오기를 바랍니다. 매도 빨리 맞는 것이
낫습니다. 하느님 앞에서 감춘다고 감추어질 것이 아니지요.
사실 주님은 ‘아프지 않은 매’를 가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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