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구 청량리 재래시장

2010. 2. 7. 18:54서울 어디까지 가봤니?/서울거리 오래된 골목길

동대문구 청량리 재래시장

 

 

 

 

 

 

 

 

 

 

 

 

 

 

 

 

 

 

 

 

 

 

 

 

 

 

 

 

 

 

 

 

 

 

 

 

 

 

 

 

 

 

 

 

 

 

 

 

 

 

 

 

 

 

 

 

 

 

 

 

진리를 파는 가게


 

간판을 보고 나는 내 눈을 의심했다.

‘진리를 팝니다. 각종 진리 일체'

판매원 아가씨는 매우 예의발랐다.

“무슨 종류를 사시려고요? 부분 진리를 원하세요, 아니면 전체 진리를 찾으세요?”

“전체 진리, 그럼요. 전체 진리를 보여 주시오. 속임수는 필요 없소. 변명도, 합리화도, 평이하고도 명료한 나의 진리, 그게 내가 바라는 거요.”

아가씨는 가게 안의 다른 부분을 가리켰다. 그쪽이 전체 진리를 파는 곳이란다. 그곳 판매원은 안 쓰런 눈으로 나를 바라보더니 정찰을 가리켰다.

“값이 몹시 비싼데요, 선생님.”

“얼마요?”

값이야 얼마든 전체 진리를 얻고야 말리라고 마음먹고 나는 물었다.

“이걸 가져가시면 여생의 모든 평안을 잃는 값을 치르시게 됩니다.”

나는 슬픈 마음으로 가게에서 나왔다. 싼 값으로 오롯한 진리를 얻을 수 있을 줄로 나는 생각했던 것이다. 아직도 나는 진리를 위하여 값을 치를 각오가 되어있기는커녕 걸핏하면 평온과 안일을 갈구하고 있고, 아직도 나 자신을 두둔하고 합리화하여 조금씩 스스로를 속일 필요가 있으며, 아직도 의문의 여지없이 확고한 나의 믿음들이라는 은신처를 찾고 있다.
(앤소니 드 멜로, ‘종교 박람회’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