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악구 봉천동 [奉天洞] ~6

2010. 2. 8. 10:47서울 어디까지 가봤니?/서울거리 오래된 골목길

관악구 봉천동 [奉天洞] ~6

 

 

 

 

 

 

 

 

 

 

 

 

 

 

 

 

 

 

 

 

 

 

 

 

 

 

 

 

 

 

 

 

 

 

 

 

 

 

 

 

 

 

 

 

 

 

 

 

 

 

 

 

 

 

 

 

 

 

 

<추억의 카페>

 -양승국신부-

인사발령 받아 다른 공동체로 떠나가는 한 형제를 모셔다드리고 홀로 돌아오는 길에 얼마나 졸음이 오던지 라디오를 틀었습니다. 고속도로여서 그런지 채널이 제대로 잡히지 않더군요. 차 안 이곳저곳 뒤적뒤적하다가 카세트테이프를 하나 발견해서 틀었습니다

"추억의 카페"비슷한 제목의 테이프였는데, 들어보니 8-90년대 발라드 풍의 가요였습니다. 한곡 한곡이 젊은 시절 제가 무지 좋아하던 노래들이었습니다. 수백 번도 더 들어본 노래들, 불렀던 노래들, 그래서 가사를 다 외우기까지 하는 노래들이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가만히 듣고 있노라니 참으로 촌스럽고 진부한 곡이요 가사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좀 더 듣고 있자니 정말 어색하고 느끼해서 더 이상 들을 수가 없어 끄고 말았습니다

참으로 이상한 일이지요. 한때 목숨을 걸었던 노래들, 너무나 좋은 노래라고 생각해서 십팔번을 만들려했던 노래들이었습니다. 그래서 혼자 거울 보면서 폼 잡고 수백 번도 더 따라 불렀던 노래들이었는데, 불과 2-30년 만에 제 스스로 다른 평가를 내리고 있는 것에 대해 깜짝 놀랐습니다

물론 요즘 제가 영적으로 충만한(?) 삶을 살다보니 성가만 좋아하게 되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참으로 이질적인 느낌이었습니다

그러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인간적인 것들, 세속적인 것은 무척이도 유한하다는 생각 말입니다. 한때 목숨조차 걸 정도로 소중히 여겼던 그 모든 것들이 그리 오래 가지 않아 시시하게 여겨집니다.  

보다 영속적인 것, 보다 지속적으로 고상한 대상, 결코 우리를 실망시키지 않을 그 무엇을 찾아야 할텐데, 그 대상은 바로 예수 그리스도 그분이며 그분의 가르침인 복음입니다

생각해보십시오. 한때 우리가 그토록 혈안이 되어 찾아 헤매 다녔던 세상의 재미, 세속적인 가치관, 세상의 사람들은 마치 뜬 구름처럼 순식간에 사라지고 맙니다.  

그러나 예수 그리스도 그분은 만날 때 마다 새롭습니다. 그분께로 돌아갈 때 마다 뭔가 색다릅니다. 그분의 복음 역시 단 한번도 우리를 실망시키지 않습니다. 펼칠 때 마다 복음의 모든 페이지는 우리에게 또 다른 사랑과 희망의 메시지를 전해주고 있습니다

결국 최종적으로 우리가 돌아갈 곳은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그분의 복음입니다

오늘 복음에 등장하는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파 사람들은 또 다시 예수님으로부터 질타를 받습니다.  

그 이유는 신앙생활에 있어서 무엇이 본질이고 무엇이 비본질인가 하는 것에 대한 분별력 부족, 무엇이 핵심적인 것이고 무엇이 부차적인가를 파악하기 위한 판단력 부족 때문입니다.  

그리스도교 신앙의 핵심은 다른 무엇에 앞서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그리고 그분 사상의 핵심인 사랑입니다. 결국 사랑만이 영원하고 그 사랑이 우리를 구원에로 인도합니다.  

사랑이 사라진 율법, 사랑이 배제된 예배, 사랑이 떠나간 전통과 계명에 목숨을 건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파 사람들이었습니다.  

오늘 하루 우리 역시 전혀 엉뚱한 곳에 목숨을 건다든지, 하릴없이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어리석음을 범하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보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