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그들은 예수께서 살아 계시다는 것과 ......

2010. 4. 10. 15:12카톨릭 이야기/영성의 샘물

 

 

 

 

 

 

 

 

 

 

 

 

 

 

 

 

 

"그러나 그들은 예수께서 살아 계시다는 것과 그 여자에게 나타나셨다는 말을 믿으려 하지 않았다."

 -양승국신부

 

 

<부활한 강아지> 

초대교회가 안고 있었던 가장 큰 과제는 "참으로 믿기 어려운 예수님의 부활 사건을 어떻게 초대교회 신자들에게 잘 설명할 것인가" 하는 것이었습니다. 즉 예수님 부활의 실재성 여부를 어떻게 납득시킬 것인가 하는 것이 가장 큰 현안이었습니다

예수님의 부활을 직접 목격하지 못했던 초대교회 신자들은 끊임없이 솟아오르는 예수님의 부활에 대한 의구심을 버릴 수가 없었습니다.  

"예수의 부활은 어쩌면 순전히 인간적인 기대의 산물일지도 몰라. 어쩌면 예수의 부활은 제자들의 상상력을 기초로 만들어낸 허구일거야"하는 식으로 초대교회 신자들 사이에는 부활에 대한 불신감이 깊이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복음사가들은 예수님의 부활에 대한 깊은 불신이나 부활 예수님의 실재성을 단순한 유령이나 환각의 차원으로 격하시키려는 시도들을 방지하기 위하여 끊임없이 노력했던 것입니다

그리스도교 신앙 안에서 부활신앙은 가장 핵심적인 부분이며, 부활신앙을 기초를 토대로 그리스도교의 역사가 시작됩니다. 그리스도교를 믿는다는 것은 부활 예수님을 믿는다는 것입니다

부활에 대한 믿음! 이것은 오늘 우리에게도 마찬가지로 해결해야할 가장 큰 과제이자 어려움입니다. 예수님을 직접 뵙지 못했더라면 예수님을 목격했던 사람이라도 보았다면 좋았을텐데... 

그래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매일 만나는 이웃이나 사건 안에서, 또 자연 안에서 그분 부활의 자취를 찾아보려는 민감성입니다

 부활(復活)이란 단어에서 부()자는 "다시"란 뜻입니다. ()이란 글자의 뜻은 "활기, 생기"란 말입니다. 그렇다면 부활은 "죽었던 한 생명이 죽음을 극복하고 다시 살아남"을 의미하겠습니다

우리 주변 어디에서 부활의 자취를 찾아볼 수 있겠습니까?  

지난겨울, 아주 추운 날이었습니다. 후원자 한 분이 하얀 진도개 강아지 두 마리를 선물로 보내오셨습니다. 실습장 옆에 울타리를 치고 가둬놓았는데, 그때 저는 그 강아지들을 보면서 걱정을 많이 했습니다.  

"이렇게 추운 날씨에, 젖뗀지도 얼마 되지 않는데...어떻게 잘 살기는 살려나? 빨리 죽으면 안 되는데...적어도 여름까지는 살아야 우리 아이들 몸보신이라도 시킬텐데..."하는 걱정이 들었습니다. 그만큼 강아지들은 갓 젖을 뗀 새끼 중의 새끼들이었습니다.    

그런데 서너 달이 지난 지금 그 두 녀석들은 얼마나 토실토실하게 잘 자랐는지 옆에만 가면 군침이 막 넘어갈 정도입니다.  

지난겨울 처음 저희 집에 왔었을 때 참으로 볼품없었고, 살아날 가능성이 없어 보이던 강아지들, 있으나마나한 녀석들, 그래서 별 기대도 하지 않았었는데....지금은 아주 건장한 모습으로 성장했습니다. "죽을 것이다" 생각했던 강아지들, 사실 죽은 것이나 다름없었던 강아지들이 지금은 개장 분위기를 좌지우지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조금만 주의를 기울인다면 미약한 생명체 안에서 살아 숨쉬고 계시는 부활하신 예수님의 자취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콘크리트 보도블록 사이의 작은 틈을 뚫고 올라온 작은 풀꽃 한 송이에서도 예수님 부활의 흔적이 남아있습니다. 거의 죽어가면서도 희미한 미소를 지으며 오히려 가족들을 위로하는 임종환자의 얼굴에도 예수님의 부활은 숨어있습니다. 말할 수 없는 역경 속에서도 힘차게 일어서는 아이들의 일상 안에서 부활하신 예수님은 살아 계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