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레보루스 (Helleborus) 사람 사는 맛 -꽃보다 아름다워- 목필균

2010. 7. 13. 10:15동식물 사진/식물,초목본,수생식물

 

헬레보루스 (Helleborus)

 

 

 

헬레보루스(Helleborus orientalis Lam) = 크리스마스로즈 (Christmas rose Helle)

            미나리아재비목 미나리아재비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

 

 

 

 

 

 

 

 

 

사람 사는 맛 -꽃보다 아름다워- 목필균

 

媤'자라면 시금치도 싫다는 신세대 며느리들의 목소리는 언제나 날이 서있다. 그래서인지 요즘은 시부모가 손주를 돌보아주는 경우가 아니고서는 시부모를 모시고 사는 며느리들은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정도이다, 하긴 시부모 역시 며느리 눈치 보기 싫다며 함께 살기를 거부하는 추세이기도 하다. 이렇듯 며느리와 시어머니가 한데 어우러져 정을 나누며 사는 대가족 시대는 지나갔다.
  시어머니와 며느리 사이는 전생에 시앗과 큰 부인 사이라는 말도 전해온다. 그 정도는 시어미니와 며느리 사이는 깊은 정으로 뭉쳐지기 어려운 것이 예로부터 흘러온 이야기다. 그런데 오늘 정말 경이로운 이야기를 들었다. 귀가 의심스러울 정도의 아름다운 이야기다. 시청한 TV 프로그램이 내용은 다음과 같다.
 
  경기도 시흥시. 오랜 지병인 간경화로 살아갈 날이 얼마 남지 않은 시한부 삶을 이어가고 있던 시어머니 이성숙씨(52). 어머니의 병세는 날이 갈수록 위독해져 이제는 간이식만이 새로운 삶을 얻을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이지만. 친자 모두 간염보균자로 간이식 부적합 판정을 받게 되자 이제는 삶의 주변을 정리해야 하는 막다른 길에 다다르고 말았다. 모두가 포기하려던 이 때, 자신의 간을 이식하겠다며 나선 며느리 이효진씨(29). 며느리 이효진씨는 시어머니를 위해 자신의 간을 이식하는 수술대에 오르는데..지성이면 감천이라는 말처럼 며느리의 지극한 효심으로 시어머니, 며느리 모두 무사히 수술을 마친 지금. 며느리는 퇴원 후 시어머니의 손을 꼭 잡고 이곳저곳 여행하며 쇼핑도 하고, 맛있는 것도 많이 사드리고 싶다고 자신의 소망을 이야기한다. 갈수록 각박해져만 가는 시대에, 우리들 마음을 울리는 가슴 찡한 사연이다.
  - <新 인간시대> 사랑의 간이식한 아름다운 며느리-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란 노래는 많이 듣고 불러 보았어도 난 믿지 못했다. 또 요즘 어느 드라마에서 신부전증을 앓고 있는 첩에게 큰댁이 자기의 콩팥을 떼어주는 것을 보고, 그건 드라마라서 말도 안 되는 상황을 연출했다고 믿었다. 그렇다고 내가 꼬인 사람이라고 스스로 반성할 수는 없다. 허구헛날 방송매체에서는 사람이 얼마나 추악한가를 학습시켰지 않았는가, 사람이 얼마나 가증스럽고, 돈 앞에 굴욕적이고, 허명을 위해 온갖 추태를 일삼고 있는가?를 적나라하게 동영상으로 고발하지 않았는가. 이 삭막한 오늘의 현주소 속에 이렇게 향기로운 이야기가 어찌 있을까? 생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시어머니를 위해 자기의 간을 떼어 이식해드렸다는 이야기, 이는 분명 눈부신 인간애의 극치이다. 며느리의 간을 이식 받은 시어머니가 생명의 은인인 며느리를 어찌 소중히 여기지 않을 것이며, 남편은 자기 어머니에게 생명을 이어준 아내가 어찌 고맙지 않을 수 있을까. 며느리의 극진한 효심과 용기 있는 결단으로 응집된 가족애를 대대로 물려 줄 수 있는 가풍을 세운 것이 틀림없다.
 
  믿기지 않을 만큼의 전설 같은 실화에 저절로 두 손을 모으게 된다. 아, 이래서 우리는 사람 사는 맛을 느끼나 보다. 그야말로 절벽으로 치닫는 절망 같은 사회 행태 속에 섬광 같은 새 희망을 보는 꽃보다 아름다운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