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나리 노란꽃길 [우리가 꽃이 되어 만난다면/김용락]
2005. 4. 12. 05:29ㆍ사진과 함께 좋은글과 시/좋은글과 시
개나리 노란꽃길
우리가 꽃이 되어 만난다면
우리가 바람이 되어 만난다면
우리가 비가 되어 만난다면
입춘지나 봄이 오는 길
물오른 어느 들판 한 귀퉁이에서
조그맣게 실 눈 뜨는 어린 풀잎으로 피어나
두 손을 꼭 마주잡고 다시 만난다면
만나서 등을 가볍게 툭 치며 환하게 웃는다면
그 어느 집에서든 좋아하지 않으랴
그 어느 얼굴인들 기뻐하지 않으랴
아지랑이 피는 도시의 한 귀퉁이에서나
진달래가 마구 피어나는 심산유곡에서나
그렇게 꽃으로 바람으로 비로 당신이 다시 태어나
내 영혼을 마구 울게 한다면
내 육신을 마구 흔들어준다면
내 일생을 봄비에 흠뻑 젖게 한다면
우리가 꽃이 되어 만난다면
- 김용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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