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바라기 씨 /정지용

2005. 7. 12. 05:42사진과 함께 좋은글과 시/꽃사진과 좋은글

 

 

 

 


 

해바라기 씨를 심자

 

담모롱이 참새 눈 숨기고

 

해바라기 씨를 심자

 

 

누나가 손으로 다지고 나면

 

바둑이가 앞발로 다지고

 

괭이가 꼬리로 다진다

 

 

우리가 눈감고 한밤 자고 나면

 

이실이 나려와 같이 자고 가고

 

 

우리가 이웃에 간 동안에

 

해 ㅅ 빛이 입맞추고 가고

 

 

해바라기는 첫시약시 인데

 

사흘이 지나도 부끄러워

 

고개를 아니 든다

 

 

가만히 엿보러 왔다가

 

소리를 껙 ! 지르고 간놈이 ------

 

오오 사철나무 잎에 숨은

 

청개고리 고놈 이다

 

 

해바라기 씨 /정지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