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무는 바다를 머리맡에 걸어 두고 / 이외수

2005. 11. 29. 00:03사진과 함께 좋은글과 시/좋은글과 시

 

석모도

 

 

살아간다는 것은 저물어 가는 것이다

 

 

슬프게도 사랑은 자주 흔들린다

어떤 인연은 노래가 되고

어떤 인연은 상처가 된다

 

 

하루에 한 번씩 바다는 저물고

노래도 상처도 무채색으로 흐리게 지워진다

 

 

나는 시린 무릎을 감싸 안으며

나즈막히 그대 이름을 부른다

 

 

 

살아간다는 것은

오늘도 내가 혼자임을 아는 것이다.

 

저무는 바다를 머리맡에 걸어 두고 / 이외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