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보게 해주는 창문

2007. 11. 13. 11:04사진과 함께 좋은글과 시/좋은글과 시

 

 

 

 

 

 

 

세상을 보게 해주는 창문

 

인생이라고 하는 것은
승차권 하나 손에 쥐고 떠나는
기차여행 같은 것 아닐까요?

출발하면서 우리는,
인생이라는 이 기차는 한 번 승차하면
절대 중도하차 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떠납니다.

시간이라는 것은
탄환과 같아서 앞으로만 갈 뿐
뒤로 되돌아오는 법이 없듯
인생이라는 기차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가다보면
강아지풀이 손 흔드는 들길도 있고
금빛 모래사장으로
눈부신 바다도 만나게 됩니다.

그때 우리의 얼굴엔 기쁨에 겨운
아름다운 미소가 번지겠지요.
하지만 이 기차는
그런 길 뿐 아니라 어둠으로 가득 찬
긴 터널을 지나갈 때도 있습니다.

허나 고통과 막막함이 느껴지는 곳을
지난다고 해서 우리의 손에 쥐어진 승차권을
내팽개쳐 버리거나 찢어버리면 안됩니다.

지금 빛이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목적지에도 채 도착하기 전에
승차권을 찢어 버리고 중도하차 하려는
인생만큼 어리석은 인생은 없습니다.

우리 모두 기다릴 줄 알아야 합니다.
긴긴 터널을 통과하고 나면
보다 아름다운 햇살이 나의 머리맡에
따스하게 내려앉는다는 믿음을
늘 가슴에 심어 두고……. 


 
박성철, ‘등불 2’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