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12. 11. 21:34ㆍ사진과 함께 좋은글과 시/좋은글과 시
당신의 참 모습
찰스 슐츠는 학교에서 무엇 하나 제대로 하는 것이 없었다. 중3이 되자 모든 과목에서 낙제하고 말았다. 겨우 들어간 고등학교에서도 수학, 영어는 늘 낙제였고 물리도 빵점 맞기 일쑤였다. 그렇다고 해서 그가 운동에 소질 있는 것도 아니었다. 대인관계도 원만하지 못해서 늘 소극적이었고 여자와 데이트 한번 해 보지 못하고 청춘을 보냈다.
그는 그런 자신을 그대로 인정하고 평범하게 살기로 작정했다. 하지만 그에게도 유일하게 잘하는 것이 하나 있었는데, 바로 그림을 그리는 일이었다. 그 재능을 알아주는 사람도 자신뿐이었지만 그는 용기를 내어 월트디즈니 사에 그림을 보냈다. 얼마 뒤 주제를 살려서 다시 그려 보내 달라는 연락이 왔다. ‘아, 드디어 내게도 기회가 왔구나.’ 그는 혼신의 힘을 다해 그림을 그려 보냈다. 하지만 얼마 뒤 월트디즈니 사의 대답은 ‘미안합니다.’였다. 또 실패한 것이다. 그의 인생은 마치 풀 한 포기 자라지 않는 황무지 같았다.
이젠 세상을 살아가기 위해 붙잡을 재능이라고는 아무것도 없었다. 그는 자신처럼 메마른 인생이 이 세상에 있다는 사실을 알리고 죽어야겠다는 생각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만화로 그렸다. 그 주인공 역시 어릴 때부터 항상 지기만 하는 소극적인 성격에 무슨 일을 하든지 잘 안 풀리는 인물이었다. 훗날 전 세계적으로 큰 사랑을 받은 ‘찰리 브라운’은 그렇게 탄생했다.
슐츠는 자신의 타고난 개성을 인정하기 싫어했다. 사람들이 그의 참모습을 보면 모두 외면할 것이라 생각했다. 그는 줄곧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이기를 기대했지만 성공하지 못했고, 자포자기 하는 마음으로 세상에 자신의 참모습을 드러냈다. 그리고 그때서야 비로소 그의 진가는 빛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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