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1. 16. 17:50ㆍ카톨릭 이야기/영성의 샘물
예수님께서는 갖가지 질병을 앓는 많은 사람을 고쳐 주시고
많은 마귀를 쫓아내셨다.
다음 날 새벽 아직 캄캄할 때,
예수님께서는 일어나 외딴 곳으로 나가시어
그곳에서 기도하셨다. (마르코 1,29-39)
새벽에 일어나라
-박기호 신부-
밀려드는 병자와 마귀 들린 자들을 긍휼히 맞으시고 치유와 구마의 자비를
연일토록 베푸심에 얼마나 피곤하셨을까요? 그럼에도 여명이 밝기 전 일어나
홀로 기도하셨습니다. 스승 예수님은 하루를 그렇게 시작하셨습니다.
고대 종교사회에서는 아직 캄캄할 때 일어나 태양이 떠오르도록 치성드리고,
저녁놀을 향해 감사의 예를 드리는 것이 제사장의 임무였습니다. 하루를 열고
닫는 임무는 오늘도 종교인들을 통해 전승됩니다. 범종을 치면서 삼라만상을
깨워 여명을 맞이하고 저녁이면 보금자리에 들게 합니다. 사제, 수도자는 물론
가장들도 새벽 기상으로 자신과 가족과 공동체의 평화 강령을 기원할 의무가
있습니다. 하루 첫 새벽을 주님께 봉헌하며 청정기운을 받음으로 온종일을
활력차게 만들어야 합니다. 종교인이 일찍 일어나지 않으면 그날의 해가 빛을
잃습니다. 자녀들을 일찍 깨우는 일은 가장 중요한 교육입니다. 등교와 출근
때문만이 아니고 인간이 대자연의 질서에 결합하여 천지간 영적인 교류 속에
영성적으로 살고자 함입니다. 그래서 본당 수도원마다 새벽 미사를 봉헌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최근 본당에 새벽 미사가 사라지고 있음은 안타까운 일입니다.
주부들이 오전 미사에 보다 많이 올 수 있기 때문이겠지만 그래도 종교예식이란
다수의 편의보다 변함없는 시간과 거룩한 공간의 옹호가 더 중요한 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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