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적 여정
2008. 1. 2. 11:18ㆍ카톨릭 이야기/영성의 샘물
영적 여정
-이중섭 신부-
하느님은 선악과를 따먹은 아담에게 “너 어디 있느냐”(창세 3,9) 하고
물으셨습니다. 여기서 어디는 장소가 아니라 관계를 묻는 질문입니다.
“시대마다 하느님은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너는 네 세상 어디에 있느냐? 네게
주어진 몇몇 해가 지나고 몇몇 날이 지났는데, 그래, 너는 네 세상 어디쯤
와 있느냐?’라고 물으십니다”(마르틴 부버, <인간의 길> 중에서). 영적 여정은
‘너 어디 있느냐? 너는 누구냐?’는 물음을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데서
시작됩니다. 모세는 이집트 왕궁에서 40년을 지내며 자신이 이집트 사람이
아니라 히브리 사람임을 깨닫고 동족을 위해 나섰습니다. 또한 40년 동안
미디안 광야에서 ‘너는 누구냐?’는 질문을 붙잡고 늘어졌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사람들은 요한에게 물었습니다. “당신은 누구요?” “당신은 자신을 무엇이라고
말하는 것이오?” “나는 소리다.” 아담에게 ‘너 어디 있느냐’고 물으신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물으십니다. ‘너 어디 있느냐?’ 세례자 요한에게 물었던
사람들이 오늘 우리에게 새롭게 묻습니다. ‘당신은 누구요?’ 세례자 요한은
유다 광야에서 ‘너는 누구냐?’는 물음에 자신은 그리스도가 아니라 광야에서
외치는 소리임을 깨달았습니다. 새해 벽두부터 던져진 ‘너는 누구냐?’는 질문을
진지하게 받아들이라는 초대에 귀를 기울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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