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서 아침을 먹어라”

 

 

 

 

 

 

 

 

 

 

 

 

 

 

 

 

 

 

 

 

 

 

 

 

 

 

 

 

 

 

“와서 아침을 먹어라”

-양해룡신부-

 

예수님께서 부활하신 후 세 번째로 제자들에게 나타나신 것은 제자들의 직업과 연관됩니다. 베드로와 함께 제자들은 고기를 잡으러 갈릴래아 호수로 나갑니다. 그들이 고기 잡는 일을 시작한 이유가 무엇입니까? 그들은 십자가에서 죽은 자신들의 스승 예수님께 낙담하여 고향으로 돌아온 것입니다. 그들의 절망은 곧바로 아무것도 잡지못한 그물에서 나타났습니다. 제자들 스스로 결정한 일의 결과는 절망 그 자체였습니다.

제자들이 물고기를 잡지 못한 이유는 예수님의 사명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것에 기인합니다. 넓은 호수는 이 세상에 비길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파견하신 이유는 당신의 사명에 충실하여 세상 사람들을 주님께로 인도하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베드로와 제자들은 이러한 예수님의 뜻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자신들의 의지만으로 세상에 나아가 결국 한 마리의 물고기도 잡지 못하는 실패를 경험합니다. 그 실패의 전형적인 모습이 바로 베드로의 돌출적 행동입니다. 예수님을 알아본 베드로는 벗고 있던 옷을 다시 입고 물에 뛰어들어 예수님을 만나러 왔습니다. 여기서 옷을 벗었다는 것은 아직 자신의 사명이 제대로 인식되지 못하였다는 것을 의미하며, 물에 빠졌다는 것은 베드로의 믿음이 덜 성숙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것은 예수님께서 명하신 대로 그물을 쳐서 많은 물고기가 잡혔는데도 여전히 자신들이 어떤 일을 해

야 하는지 제대로 알지 못한다는 것을 암시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식사를 하면서 제자들에게 당신이 부활 하셨음을 보여 주시고, 그들에게 사명을 상기시키기 위해서 잡은 물고기를 달라고 청하십니다. 그런데 물고기가 그물에 가득 있었는데도 그물은 찢어지지 않았습니다. 이것은 제자들이 예수님의 말씀을 듣고 세상의 바다에 나아가 그분의 사명을 실천한다면, 그 사명이 충만히 실현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식사는 영원한 생명의 자양분을 얻는 하느님 나라의 잔치를 의미합니다. 부활하신 예수님과 나누는 식사에 제자들이 초대된 것처럼 세상 사람 모두가 초대되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세상의 바다에서 당신을 알지 못하고 삶에 허덕이며 죄 속에 살아가는 사람들을 낚을 어부가 되도록 우리를 부르십니다. 제자들이 제대로 자신의 사명을 깨닫지 못해 한 마리의 물고기도 잡지 못한 우를 우리가 피하는 것은, 예수님 말씀에 충실히 따르는 것뿐입니다.

즉, 부활하신 주님을 알아 뵈옵고 그분 사명에 따라 세상 사람들을 회개로 이끄는 것입니다. 그런데 언제나 주님과 함께 이 사명을 실현해야 합니다. 그것의 상징은 바로 식사, 즉 주님과 함께하는 식사입니다. 주님의 명을 실현하는 가운데 언제나 우리는 주님께 의존하고, 주님을 만나면서 사명 실천에 대해 말씀드리며, 그분의 말씀을 들을 수 있는 시간인 성체성사에 참여해야 합니다. 부활하신 예수님의 깊은 소명을 깨닫고, 세상의 바다에 나아가 물고기를 잡을 수 있도록 언제나 그분을 우리 삶 속에서 만나고 의존할 수 있는 신앙을 청하도록 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