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등포구 문래동 철공소 거리 -4
2010. 5. 2. 23:03ㆍ서울, 경기 어디까지 가봤니?/서울거리 오래된 골목길
영등포구 문래동 철공소 거리 -4
예쁘기를 포기하면 / 이규리
TV에서 본 여자 투포환 선수나 역도 선수는 예쁘지 않다
화장기없는 그 얼굴들은
예쁜 것을 뭉쳐서 멀리 던져 기록으로 바꾸었다
미모의 탤런트가 예쁘기를 포기하니 단박 연기에 물이 오르고,
예쁜 데 신경 쓰지 않는 라면집 아줌마가 끓이는 라면은 환상적이다
그런데 왜 여자는 예쁘기를 포기하지 못할까
그건 누가 가르친 게 아니다
아버지 돌아가시고 상복 입은 상주가 되어서도 나는
여러 번 거울을 보았다
표시 날 듯 말 듯 입술도 그렸다
뒷 태 까지 살피다 문상객과 눈이 마주쳤을 때
그 부끄러움 아직 화끈거리지만,
모전자전, 여든 내 어머니도 아직 노인정 갈 때
입술을 몇 차례 그렸다 지웠다 한다
아무도 여자로 봐주지 않는데도 여자를 포기하지 않고 있다
놓으면 편한데 결코 놓지 못하는
그 힘도 말릴 수 없는 에너지라면 에너지다
세대를 건너오는 발그스럼한 불씨다
'서울, 경기 어디까지 가봤니? > 서울거리 오래된 골목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영등포구 문래동 철공소 거리 -6 (0) | 2010.05.02 |
---|---|
영등포구 문래동 철공소 거리 -5 (0) | 2010.05.02 |
동작구 본동 (0) | 2010.05.02 |
영등포구 문래동 철공소 거리 (0) | 2010.05.02 |
중구 회현동 골목길 -6 (0) | 2010.04.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