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문경읍 하리 "마원성지"

2011. 6. 6. 22:50카톨릭 이야기/천주교 성지순례

 경북 문경읍 하리 "마원성지"

 

경북 문경읍 하리에 위치한  "마원성지"는 신유박해 (1981년) 이후

험준한 산골인 문경지방으로 숨어든 충청도 교우들에 의해 형성된 교우촌으로

병인박해(1866년) 당시 경상도 북부지역을 당담했던 강깔레 신부를 모시며

신앙생활을 했던 순교자 박상근 마티아의 유해가 모셔져 있습니다.

 

 

 

 

 

 

 

 

 

 

 

 

 

 

 

 

 

 

 

 

 

 

 

 

 

 

 

 

 

 

 

 

 

 

 

 

 

 

 

 

 

 

 

 

 

 

 

 

 

 

 

 

 

 

 

 

 

 

 

 

 

 

 

 

 

 

 

 

 

 

 

 

 

순교자 박상근 마티아(1836-1866)

 

 순교자 박상근 마티아(1836-1866)는 문경 토박이로서 아전(하급 관리)이었다. 아마도 신유박해(1801년) 이후 이 지방으로 숨어든 충청도의 신자들과 접촉을 하게 되면서 지방인으로서는 비교적 빠른 시기에 입교하게 되었을 것이다. 깔레 강신부의 전교기록에 보면 문경에서 가까운 백화산(1063.5m) 넘어 중 허리에 자리잡은 한실에 교우집이 서너집 무리지어 산재해 있었다고 하는데 이곳 교우들의 영향으로 자형(예비자)과 숙모 홍 마리아등, 이 집안이 천주교를 믿게 된 것 같다.
1866년 병인박해 봄, 깔레 강신부님의 전교기록에 나타난 박 마티아는 신앙심이 대단히 강했다. 이 지방에 와서 전교하시던 깔레 강신부를 자기 집에 은신시켜 드릴 수 있었던 것은 당시로서는 죽음을 각오한 용기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친구를 통해 강신부 신변의 위험을 전해 듣고는 새벽에 강신부를 피신시켜 드리기 위해 생전에 겪어보지 못했던 고생을 감수했다. 익숙치 않은 험한 산길에서 넘어지고 허기와 갈증을 느껴야 했다. 그러면서도 돌아 갈 것을 명령하는 신부님을 뒤로하고 돌아 설 수 없어 신부님과 함께 죽겠다고 대답하는 모습 속에서 비장한 순교의 의지를 역역히 읽을 수 있다. 백화산 산중에서의 이별 장면은 눈물겹다. 비록 짧은 기록이지만 이 기록 속에 나타난 박 마티아는 죽음도 두려워하지 않은 훌륭한 신앙인이었다.
순교자 박 마티아는 깔레 강신부와 이별의 한을 품고 숨어지내다가 1866년 겨울 체포되었다. 마티아는 아전이었기에 문경 현감하고는 친분이 두터워서 현감은 마티아에게 신앙을 버리면 묵인해 줄 것이라고 설득했다. 그러나 그는 끝내 현감의 간곡한 권유도 마다하고 상주목으로 이송되어 순교했다. 때는 1866년 12월 21일 나이 서른에 장한 순교의 월계관을 쓴 것이다.

 

 

 

깔레(CALAIS) 강신부(1833-1884)

 

경북의 사도 깔레(CALAIS) 강신부(1833-1884)는 파리 외방 전교회 소속 선교사로서 1860년 7월 5일 사제 서품을 받고 이듬해 4월 7일 한국에 입국, 1866년까지 5년 동안 경상도의 서부지역에서 전교활동을 벌였다. 1866년 병인박해로 여러 차례 위험을 넘기고 산속에 피신해 있다가 이해 10월 페롱(Feron,권)신부와 함께 한국을 탈출, 중국으로 피신하였고, 이듬해부터 여러번 한국 입국을 시도하였으나 실패하였다. 병인박해때 얻은 병이 악화되어 부득이 프랑스로 귀국하였다. 1869년 4월 시토회 수도자가 되어 모벡(Maubec) 수도원에서 한국 교회를 위해 기도하며 일생을 마쳤는데, 그 당시 전교 하면서 쓴 선교 체험기가 귀중한 자료로써 남아있다. 그의 선교 체험기 중에서 순교자 박상근 마티아와의 우정을 아래에 소개한다.
“한실 윗산까지 가려면 이제 20리 정도 남은 것 같소. 나 혼자서도 거기까지 갈 수 있을 것이오. 마티아는 너무 지쳤으니 이 근처 마을로 내려가 먹을 것을 얻도록 하시오.” “아니, 신부님! 어떻게 신부님도 잘 모르시는 이 산속에 신부님만 혼자 가시도록 둘 수 있겠습니까? 안됩니다! 그럴 수 없습니다! 만일 한실도 포졸들의 습격을 받아 폐허가 되었다면 신부님은 어디로 가시겠습니까? ... 신부님이 가시는 곳이면 저도 가겠습니다. 신부님이 이 깊은 산속에서 돌아 가신다면 저도 같이 죽겠습니다.”라고 마티아는 대답하였다. 이처럼 서로 조금도 양보하지 않게 되자, 지쳐 쓰러질 지경에 이른 마티아를 더 이상 고생하도록 내 버려 둘 수 없었던 강신부님은 본 마음과는 달리 준엄한 명령조로 마티아에게 말했다. “마티아 나는 당신에게 명령합니다. 당신이 가져온 마른 과일의 반은 당신이 가져가고 나머지 반은 내게 넘겨 주시오. 그리고 내 말에 복종하시오!” 이 말을 듣자 마티아는 통곡하면서 강신부님을 쳐다 보았다. 그러자 강 신부님도 더 이상 눈물을 참을 수 없었다. 서로 굳은 악수를 나눈 뒤 두 사람은 서로 헤어졌다. 강신부는 산길을 계속 갔지만, 마티아는 언제까지나 그 자리에서 사라지는 강신부를 울며 바라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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