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볕이 되었거나 노을이 되었거나
2011. 3. 4. 22:27ㆍ사진과 함께 좋은글과 시/좋은글과 시
노루귀
햇볕이 되었거나 노을이 되었거나 / 이기철
들판에 흩어져 피는 꽃들에 하나하나 이름을 붙여놓은 사람들은 어언 제 이름도 꽃이 되었거나 꽃술에 취해 잠든 나비가 되었거나
한 해 봄에서 가을까지 날아가도 제 그리움에 닿지 못한 작은 새들에 이름을 붙여준 사람들은 제 이름도 어언 새가 되었거나 오리나무 가지에서 우는 새의 울음이 되었거나
도라지꽃을 피워놓고 혼자 잠든 산과 산에 그 키와 봉우리에 알맞은 이름을 붙여놓은 사람들은 벌써 산이 되었거나 산을 씻으며 흘러가는 강물이 되었거나
산 너머 또 산 너머 잠들어 있는 마을에 제가끔 이름을 붙여준 사람들은 벌써 제 이름도 햇볕이 되었거나 햇볕의 마지막 숨소리인 노을이 되었거나
추천 하시는 님의 손이 아름답습니다.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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