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경의 <세월> 중에서 경복궁 향원정
2005. 7. 24. 00:00ㆍ사진과 함께 좋은글과 시/좋은글과 시
누구에겐가 삶의 어느 시기를 보상하라고
요구하는 건 부당하다.
어느 경우에겐 삶이란 결국 자신이 책임져야 하는
자신의 몫이다.
제 삶의 어느 시기가 잘못되었다면 그건
그 시기의 자신의 과오일 뿐이다. 입술을 깨물고
참아내든가
눈물을 뿌리며 참회해야 하는 제 몫의 고통이다.
어느 나이에 이르기 전에는 할 수 없는 일이 있는 법이다.
어느 나이에 이르기 전에는 이해할 수 없는
세상의 이치가 있는 법이다.
어느 나이에 이르기 전에는 감히 도달할 수 없는
사유의 깊이가 있는 법이다.
중요한 것은 언제나 세월이다. 시간이 퇴적층처럼 쌓여
정신을 기름지게 하고 사고를 풍요롭게 하는
바로 그 세월이다.
그러므로 세월 앞에서는 겸허해야 한다. 누구든 그 사람만큼
살지 않고는 어떤 사람에 대해 함부로 평가해서는 안된다.
누구든, 그 사람과 똑같은 세월을 살아보지 않고는.
각자의 삶/김형경의 <세월>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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