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식물 사진(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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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알리아 [꽃마음 별마음 /이해인]
오래오래 꽃을 바라보면 꽃마음이 됩니다 소리없이 피어나 먼데까지 향기를 날리는 한 송이의 꽃처럼 나도 만나는 이들에게 기쁨의 향기 전하는 꽃마음 고운 마음으로 매일을 살고 싶습니다 오래오래 별을 올려다보면 별마음이 됩니다 하늘 높이 떠서도 뽐내지 않고 소리없이 빛을 뿜어..
2005.07.11 -
박각시 [박각시 오는 저녁 / 백석]
박각시 당콩밥에 가지 냉국의 저녁을 먹고 나서 바가지꽃 하이얀 지붕에 박각시 주락시 붕붕 날아오면 집은 안팎 문을 횅 하니 열젖기고 인간들은 모두 뒷등성으로 올라 멍석자리를 하고 바람을 쐬이는데 풀밭에는 어느새 하이얀 대림질감들이 한불 널리고 돌우래며 팟중이 산옆이 들썩..
2005.07.10 -
나비 [나비/류시화]
나비 달이 지구로부터 달아날 수 없는 것은 지구에 달맞이꽃이 피었기 때문이다 지구가 태양으로부터 달아날 수 없는 것은 이제 막 동그라미를 그려낸 어린 해바라기 때문이다 아침에 눈을 뜨면 세상은 나비 한 마리로 내게 날아온다 내가 삶으로부터 달아날 수 없는 것은 너에 대한 그..
2005.07.08 -
도라지 꽃 [도라지 꽃/이해인]
도라지 꽃 엷게 받쳐 입은 보라빛 고운 적삼 찬 이슬 머금은 수줍은 몸짓 사랑의 순한 눈길 안으로 모아 가만히 떠 올린 동그란 미소 눈물 고여오는 세월일지라도 너처럼 유순히 기도하며 살고 싶다 어느 먼 나라에서 기별도 없이 왔니 내 무덤가에 언젠가 피어 잔잔한 연도를 바쳐 주겠..
2005.07.06 -
채송화 꽃밭에서
채송화 꽃밭에서 색색의 빛깔로 피어난 채송화 꽃밭에서 환한 햇살 받으며 환해지는 마음 키가 작아도 즐겁기만 한 채송화 무리처럼 나도 다부지게 피렵니다 우리들의 추억이 한데 모여 앉은 채송화 꽃밭에서 나는 오늘도 '작은 자'의 행복을 누립니다 채송화 꽃밭에서/이해인
2005.07.04 -
봉숭아 [봉숭아/이해인]
봉숭아/이해인 한여름 내내 태양을 업고 너만 생각했다 이별도 간절한 기도임을 처음 알았다 어떻게 살아야 할까 어떻게 잊어야 할까 내가 너의 마음 진하게 물들일 수 있다면 네 혼에 불을 놓는 꽃잎일 수 있다면 나는 숨어서도 눈부시게 행복한 거다 봉숭아/이해인
2005.06.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