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식물 사진(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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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비 [민박집 처마밑에 제비둥지]
제비 민박집 처마밑에 제비둥지 어미새는 벌레잡아 입에물고 새끼먹여 키우느라 뻔질나게 드나들고 피서온 서울촌놈 사진한장 찍겠다고 한참을 들여다보니 어미제비 불안해서 나를보곤 경계하여 내려다보며 눈맞추니 괜시리 무안해져 더운날씨에 식은땀만...
2005.08.06 -
해바라기 [해바라기 연가/이해인]
내 생애가 한번 뿐이듯 나의 사랑도 하나입니다 나의 임금이여 폭포처럼 쏟아져 오는 그리움에 목메어 죽을 것만 같은 열병을 앓습니다 당신아닌 누구도 치유할 수 없는 불치의 병은 사랑 이 가슴 안에서 올올이 뽑은 고운 실로 당신의 비단 옷을 짜겠습니다 빛나는 얼굴 눈부시어 고개 ..
2005.07.29 -
수박.참외.옥수수 [흐르는 삶만이/이해인]
수박.참외.옥수수 구름도 흐르고 강물도 흐르고 바람도 흐르고 오늘도 흐르는 것만이 나를 살게 하네 다른 사람이 던지는 칭찬의 말도 이러저런 비난의 말도 이것이 낳은 기쁨과 슬픔도 어서어서 흘러가라 흐르는 세월 흐르는 마음 흐르는 사람들 진정 흐르는 삶만이 나를 길들이네 흐르..
2005.07.25 -
도라지꽃 [흙을 만지면/이해인]
바다도 아름답지만 밭도 아름답다 바다는 멀리 있지만 밭은 가까이 있다 바다는 물의 시지만 밭은 흙의 시이다 비온 뒤 밭에 나가면 발이 폭폭 빠지도록 젖어 있는 흙냄새가 눈물나도록 정다웠다 흙은 늘 편안하고 따스했다 흙을 만지면 더없이 맑고 단순한 어린이의 마음이 되는 것 같..
2005.07.25 -
매미 [여행자를 위한 서시/류시화]
매미 날이 밝았으니 이제 여행을 떠나야 하리 시간은 과거의 상념 속으로 사라지고 영원의 틈새를 바라본 새처럼 그대 길 떠나야 하리 다시는 돌아오지 않으리라 그냥 저 세상 밖으로 걸어가리라 한때는 불꽃 같은 삶과 바람 같은 죽음을 원했으니 새벽의 문 열고 여행길 나서는 자는 행..
2005.07.20 -
매미 [7월/ 李外秀 ]
매미 그대는 오늘도 부재중인가 정오의 햇빛 속에서 공허한 전화벨 소리처럼 매미들이 울고 있다 나는 세상을 등지고 원고지 속으로 망명한다 텅 빈 백색의 거리 모든 문들이 닫혀 있다 인생이 깊어지면 어쩔 수 없이 그리움도 깊어진다 나는 인간이라는 단어를 방마다 입주시키고 빈혈..
2005.07.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