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어진 꽃잎들

2007. 12. 28. 07:29카톨릭 이야기/영성의 샘물

 

 

 

 

 

 

 

 

 

 

 

 

 

 

 

 

떨어진 꽃잎들

-강영구 루치오 신부(마산교구)-

+헤로데는 사람들을 보내어, 박사들에게서 정확히 알아낸 시간을 기준으로,

 베들레헴과 그 온 일대에 사는 두 살 이하의 사내아이들을 모조리 죽여 버렸다.

그대에게

‘순교의 꽃들이여 절하나이다/ 새로핀 장미꽃이 폭풍에지듯/
예수님 죽이려고 쫓던무리에/ 세상빛 보자마자 지고말았네/
최초로 예수님께 바쳐진희생/ 여리기 그지없는 속죄의양떼/
주님의 제단앞에 천진스럽게/ 팔마와 화관들고 노니나이다/
오늘 성무일도 아침기도의 찬미가 중 일부입니다.
봄을 시샘하는 꽃샘추위에 여린 꽃잎들이 떨어집니다.
매서운 추위와 눈보라에 처연한 모습으로 꽃잎은 지지만 오는 봄을 막을 수는 없습니다.
아십니까? 떨어져 바람에 흩날리는 꽃잎들이 더 아름답다는 사실을.
떨어져 발길에 짓밟히지는 꽃잎들이 봄의 전령입니다.

하느님의 계획을 좌절시키려는 헤로데의 야심과 욕망이 어린 생명들을 앗아갑니다.
순진무구한 아이들의 피로 얼룩진 헤로데의 손이 하느님의 계획을 가로 막을 수 없습니다.
자식을 잃고 피눈물을 흘리며 우는 라헬들의 애끊는 통곡 소리가 천지를 진동하지만
죽임당한 어린이들은 날개를 달고 하늘로 오릅니다.
암흑은 여명(黎明)을 막아보려고 안간힘을 쓰지만
솟아오르는 태양은 어둠을 몰아내고 새 시대를 엽니다.

오늘 우리시대에도 무자비한 헤로데의 손길은 곳곳에서 여린 생명들을 짓밟습니다.
그러나 어둠이 빛을 이겨본 적이 없습니다.
불의가 정의를 이겨본 적이 없고
악이 선을 이겨본 적이 없으며
미움과 증오가 사랑과 자비를 이겨본 적이 없습니다.
언제나 새날은 빛과 함께 열립니다.(一明)

 

'카톨릭 이야기 > 영성의 샘물'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정이 무너지면 행복도 사라진다.  (0) 2007.12.30
처음, 그 순간,  (0) 2007.12.29
겸손의 삶  (0) 2007.12.27
Merry christmas  (0) 2007.12.24
성탄 노래  (0) 2007.1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