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랑시인 난고 김삿갓문학관 [강원도/영월여행]

2012. 10. 9. 11:00우리 문화예술 공연전시 /문학관,미술관,기념관

 

 

 

 

 

 

방랑시인 난고 김삿갓문학관 [강원도/영월여행]

 

 

 

 

난고 문학관에는 난고 김병연의 발자취를 쫒아 일생을 바친 정암 박영국선생의

김삿갓 연구자료가 전시되어 있고 멀티미디어를 활용한 관련 자료들을 상영하고 잇다

1층은 전시기획실로 김삿갓 연구에 평생을 바친 고 정암 박영국선생의 연구자료 및

 유물, 동국시, 필휴집, 해동시선,대동기문, 대동시선 등 김삿갓과 관련된 서적이

전시되어있습니다.영상실은총66석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파란만장했던
김삿갓의 생애를 영상을 통해 살펴볼 수 있습니다 2층의 난고문학실은 1939년

 이응수가 지은 김립시집 외구한말에서 현대까지 각종 서적, 간행물, 논문,

잡지 등이 전시되어 있는 곳으로 자료 독서공간과 자료검색 공간이있습니다.
일대기실은 김삿갓의 출생, 성장, 사망과정 등에 대해소개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김삿갓 주거지 복원모형, 김삿갓 가계도, 김삿갓 시, 방랑생활 당시 지었던

시가 전시되어 있습니다. 자료실에는 김삿갓이 입고 신었을법한 갓,신발, 삿갓,두루마기 등과

 함께 팔도전도, 뮤지컬 김삿갓 비디오테이프 및 김삿갓 캐릭터 물품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김병연(金炳淵, 1807년(순조 7년) ~ 1863년(철종 14년))은 조선 후기의 풍자·방랑 시인이다.

속칭 김삿갓으로 널리 알려져 있으며 '삿갓 립'(笠)자를 써서 김립(金笠)이라고도 한다.

본관은 안동이며, 자는 성심(性深), 호는 난고(蘭皐)이다.선대의 조상을 살펴보면 9대조부는

 병자호란때 척화대신으로유명한 청음 김상헌의 사촌형인 형조참판을 지낸 김상준이며

5대조부는 황해도병마절도사 김시태, 고조부는 전의현감 김관행, 증조부는 경원부사 김이환이다.

그의 조부 김익순이 홍경래의 난 선천 부사로 있다가 항복한 것을 두고 비난하는 시로

장원 급제한 것을 수치로 여겨,일생을 삿갓으로 얼굴을 가리고 단장을 벗을 삼아 각지로 방랑을 했다.

도처에서 독특한 풍자와 해학 등으로 퇴폐하여 가는 세상을 개탄했다. 그의 수많은 한문시가 구전되고 있다.

 

 

 

 

 

 

 

생애

1807년 경기도 양주에서 양반가문인 김근의 3남 중 차남으로 태어났으며

5살 때인 1811년 홍경래의 난이 일어났을때 그의 조부(祖父)이자

선천부사(선천방어사)였던김익순반란군 수괴 홍경래에게 항복---

원래 咸興 中軍(함흥군관)으로 전관되어 온지 불과서너달 되었다.

신임지에 와서 몇 달 동안 어수선한 일을 대충 정돈하고 겨우 한가한 틈을 얻어 숨을 돌리고

그 시골의 저명한 선비들을 모아 글도 짓고 술도 마시며 수일 동안 즐겁게 지내고 있었는데

새벽에 돌연히 반란군이 쳐들어와서 술에 취해 있는 防禦使(방어사) 김익순을 결박해놓고

안비막개(眼鼻莫開)로 항복하라 다그치니 갑자기 이런 지경을 당해서 얼떨결에 항복을 했던 것이다.

(참고문헌:안동김씨문헌록) 하는 바람에 가문이 몰락되었다.김익순은 그로 인해 조정으로부터

참수를 당하였으나그 가족은 살려주기로 함에 따라 목숨만은 건지게 되었다.

그 후 황해도 곡산에서 가문에서 종노릇을 하던 사람의 집으로 가족이 피신하였으나

아버지는 도중에 사망하였고 어머니만이 살아남아 3형제를 키워냈었다.그 중 차남인

병연은 어렸을 때부터 문장 솜씨가 뛰어나다는정평을 받아 신동(神童)으로 평가되기도 했다.

이후 강원도 영월에서 열린 백일장에서 20세의 나이로 급제를 받게 되었는데

과거에 응시했을 때 시제가 공교롭게도 자신의 조부인 김익순의 역적행위를 비판하는 내용을 쓰라는

시제가 나오자 그는 서슴지 않고김익순을 날카롭게 비판하는 답글형식의 내용을 쓴 것이었다.

그러다가 어머니로부터 김익순이 자신의 조부이자 자신이 그 손자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충격을 받아 삿갓을 쓰고 전국 유랑을 떠나게 되었고 이 때부터 이름도 '병연' 이라는 본명 대신'삿갓' 이라는

이름으로 개명하였다.한때 유랑 도중 집 안에 잠시 들렀다가 그 후로는 돌아오지 않았다는 일설이 있다.

 

 

 

 

 

 

 

조부 김익순과의 관계

당시 20세가 되었을 때까지 병연은 할아버지 김익순의 존재를 전혀 알지 못하였는데

이것은 어머니가 그들의 할아버지가 적장 앞에 무릎끓은 대가로 역적으로 몰린 사실을

아들들이 알지 못하도록 숨겨왔던 것이었다. 또한 아들들마저 역적의 손자로 낙인되면

 조정과 세상으로부터 불신과 비난 등은 물론 목숨도 위태로워진다는 사실을 알고있기에

일부러 할아버지의 존재를 숨겨왔던 것이었다. 때문에 병연은 자신의 할아버지 익순이

사망했던 것으로 알고 있었으며 결국 영월 백일장 때 나온 시제에서 김익순에 대한 내용이 나오자

그가 자신의 가족과 아무관계가 없는 것으로 인식하여 그를 싸잡아 비판하는 답글을 쓰게 된 것이었다.

하지만 나중에 가서야 어머니의 해명으로 인해 그제서야 할아버지의 존재를 알게 되었으며

이것을 계기로 그를 방랑길로 가게하고 삿갓을 쓰게 한 시초가 되었다.

 

 

 

 

 

 

 

방랑의 시작

그가 본격적으로 전국 방랑길을 떠난 것은 20세 때 어머니가 할아버지

김익순의 존재를 해명한 후부터였으며 그는 방랑길을 떠나기 전에

 갓을 파는 집으로 가서크기가 큼지막한 삿갓을 주문하고 집에서

긴 지팡이와 동국여지승람 등 지도책 등을 소지하고 떠났다는 일설이 있다.

그에게는 충청남도 홍성에 외가가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데

그는 어머니와 처(妻)에게는 홍성의 외가에 다녀오겠다고 하면서

자신은 사실상 정반대 북쪽의 금강산으로 첫 방랑을 떠난 후

한때 잠시 집을 들렀던 것을 제외하곤 사실상 가족들과

일체 연락을 끊은채 영원한 이별을 하게 되었다.

 

 

 

 

 

 

사망

그는 20세에 방랑을 시작한 후로가족과 연락을 일체 취하지 않았으나 한때

그의 아들 익균을 만나 귀가를 권유받기도 했지만 거절하고 방랑을 계속했다.

그 후 사실상 마지막 방문지인 전라남도 화순에 들렀던 중 그 곳에서 죽었는데

아들 익균이 부고(訃告)를 듣고 화순으로 달려가

아버지의 시신을 강원도 영월로 운구하여 그 곳에서 안장되었다.

 

 

 

 

 

 

화순 기거 여부 논란

일각에서는 김삿갓이 사실상 마지막 방문지라 할 수 있는

전라남도 화순군에서6년간 생활했는지를 놓고 논란을 제기하였다.

화순군 관계자는 김삿갓이 화순군 동복면에 머물러서 6년동안 있었던 것은

역사적인 사실이라고 주장했지만 향토사가 문제선씨는 김삿갓이 화순을 다녀간 것은 사실이나

6년간 기거했다는 입증할만한 역사 자료는 없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詠笠 (영립) <내 삿갓>

浮浮我笠等虛舟 부부아립등허주 ; 가뿐한 내 삿갓이 빈 배와 같아

一着平生四十秋 일착평생사십추 ; 한번 썼다가 사십 년 평생 쓰게 되었네.

牧堅輕裝隨野犢 목수경장수야독 ; 목동은 가벼운 삿갓 차림으로 소 먹이러 나가고

漁翁本色伴沙鷗 어옹본색반사구 ; 어부는 갈매기 따라 삿갓으로 본색을 나타냈지.

醉來脫掛看花樹 취래탈괘간화수 ; 취하면 벗어서 구경하던 꽃나무에 걸고

興到携登翫月樓 흥도휴등완월루 ; 흥겨우면 들고서 다락에 올라 달구경하네.

俗子依冠皆外飾 속자의관개외식 ; 속인들의 의관은 모두 겉치장이지만

滿天風雨獨無愁 만천풍우독무수 ; 하늘 가득 비바람 쳐도 나만은 걱정이 없네.

 

 

 

 

 

 

 

自嘆 (자탄) <스스로 탄식하다>

嗟乎天地間男兒 차호천지간남아 ; 슬프다 천지간 남자들이여

知我平生者有誰 지아평생자유수 ; 내 평생을 알아줄 자가 누가 있으랴.

萍水三千里浪跡 평수삼천리랑적 ; 부평초 물결 따라 삼천리 자취가 어지럽고

琴書四十年虛詞 금서사십년허사 ; 거문고와 책으로 보낸 사십 년도 모두가 헛것일세.

靑雲難力致非願 청운난력치비원 ; 청운은 힘으로 이루기 어려워 바라지 않았거니와

白髮惟公道不悲 백발유공도불비 ; 백발도 정한 이치이니 슬퍼하지 않으리라.

驚罷還鄕夢起坐 경파환향몽기좌 ; 고향 길 가던 꿈꾸다 놀라서 깨어 앉으니

三更越鳥聲南枝 삼경월조성남지 ; 삼경에 남쪽 지방 새 울음만 남쪽 가지에서 들리네.

 

 

 

 

 

 

 

竹詩 (죽) <대나무 >

此竹彼竹化去竹 차죽피죽화거죽 ; 이대로 저대로 되어 가는 대로

風打之竹浪打竹 풍타지죽랑타죽 ; 바람 치는 대로 물결치는 대로

飯飯粥粥生此竹 반반죽죽생차죽 ; 밥이면 밥, 죽이면 죽, 이대로 살아가고

是是非非付彼竹 비비부피죽 ; 옳으면 옳고 그르면 그르고, 저대로 맡기리라.

賓客接待家勢竹 빈객접대가세죽 ; 손님 접대는 집안 형세대로

市井賣買歲月竹 정매매세월죽 ; 장에서 사고팔기는 세월대로

萬事不如吾心竹 만사불여오심죽 ; 만사를 내 마음대로 하는 것만 못하니

然然然世過然竹 연연연세과연죽 ; 그렇고 그런 세상 그런대로 지나세.

 

 

 

 

 

 

二十樹下 (이십수하) <스무나무 아래>

 

二十樹下三十客 이십수하삼십객 ; 스무나무 아래 서른(서러운) 나그네가

四十家中五十食 사십가중오십식 ; 마흔(망할) 집안에서 쉰밥을 먹네.

人間豈有七十事 인간개유칠십사 ; 인간 세상에 어찌 일흔(이런) 일이 있으랴.

不如歸家三十食 불여귀가삼십식 ; 차라리 집으로 돌아가 서른(선) 밥을 먹으리라.

 

 

 

 

 

 

無題 (무제) <죽 한 그릇>

 

四脚松盤粥一器 사각송반죽일기 ; 네 다리 소반 위에 멀건 죽 한 그릇.

天光雲影共排徊 천광운영공배회 ; 하늘에 뜬 구름 그림자가 그 속에서 함께 떠도네.

主人莫道無顔色 주인막도무안색 ; 주인이여, 면목이 없다고 말하지 마오.

吾愛靑山倒水來 오애청산도수래 ; 물 속에 비치는 청산을 내 좋아한다오.

 

 

 

 

 

 

風俗薄 (풍속박) <야박한 풍속>

 

斜陽鼓立兩柴扉 사양고립양비 ; 석양에 사립문 두드리며 멋쩍게 서있는데

三被主人手却揮 삼피주인수각휘 ; 집 주인이 세 번씩이나 손 내저어 물리치네.

杜宇亦知風俗薄 두우역지풍속박 ; 저 두견새도 야박한 풍속을 알았는지

隔林啼送不如歸 격림제송불여귀 ; 돌아가는 게 낫다고 숲속에서 울며 배웅하네.

 

 

 

 

 

 

難貧 (난빈) <가난이 죄>

 

地上有仙仙見富 지상유선선견부 ; 지상에 신선이 있으니 부자가 신선일세.

人間無罪罪有貧 인간무죄죄유빈 ; 인간에겐 죄가 없으니 가난이 죄일세.

莫道貧富別有種 막도빈부별유종 ; 가난뱅이와 부자가 따로 있다고 말하지 말게나.

貧者還富富還貧 빈자환부부환빈 ; 가난뱅이도 부자되고 부자도 가난해진다오.

 

 

 

 

 

 

 

姜座首逐客詩 (강좌수축객) <강좌수가 나그네를 쫓다>

 

祠堂洞裡問祠堂 사당동리문사당 ; 사당동 안에서 사당을 물으니

輔國大匡姓氏姜 보국대광성씨강 ; 보국대광 강씨 집안이라네.

先祖遺風依北佛 선조유풍의북불 ; 선조의 유풍은 북쪽 부처에게 귀의했건만

子孫愚流學西羌 자손우류학서강 ; 자손들은 어리석어 서쪽 오랑캐 글을 배우네.

主窺첨下低冠角 주규첨하저관각 ; 주인은 처마 아래서 갓을 숙이며 엿보고

客立門前嘆夕陽 객립문전탄석양 ; 나그네는 문 앞에 서서 지는 해를 보며 탄식하네.

座首別監分外事 좌수별감분외사 ; 좌수 별감이 네게는 분에 넘치는 일이니

騎兵步卒可當當 기병보졸가당당 ; 기병 보졸 따위나 마땅하리라.

 

 

 

 

 

 

開城人逐客詩 (개성인축객) <개성 사람이 나그네를 내쫓다>

 

邑號開城何閉門 읍호개성하폐문 ; 고을 이름이 개성인데 왜 문을 닫나

山名松嶽豈無薪 산명송악개무신 ; 산 이름이 송악인데 어찌 땔나무가 없으랴.

黃昏逐客非人事 황혼축객비인사 ; 황혼에 나그네 쫓는 일이 사람 도리 아니니

禮義東方子獨秦 예의동방자독진 ; 동방예의지국에서 자네 혼자 되놈일세.

 

 

 

 

 

 

 

逢雨宿村家 (봉우숙촌가) <비를 만나 골집에서 자다>

 

曲木爲椽添着塵 곡목위연첨착진 ; 굽은 나무로 서까래 만들고 처마에 먼지가 쌓였지만

其間如斗僅容身 기간여두근용신 ; 그 가운데가 말만해서 겨우 몸을 들였네.

平生不欲長腰屈 평생불욕장요굴 ; 평생 동안 긴 허리를 굽히려 안했지만

此夜難謀一脚伸 차야난모일각신 ; 이 밤에는 다리 하나도 펴기가 어렵구나.

鼠穴煙通渾似漆 서혈연통혼사칠 ; 쥐구멍으로 연기가 들어와 옻칠한 듯 검어진 데다

封窓茅隔亦無晨 봉창모격역무신 ; 봉창은 또 얼마나 어두운지 날 밝는 것도 몰랐네.

雖然免得衣冠濕 수연면득의관습 ; 그래도 하룻밤 옷 적기는 면했으니

臨別慇懃謝主人 임별은근사주인 ; 떠나면서 은근히 주인에게 고마워했네.

 

 

 

 

 

 

艱飮野店 (간음야점) <주막에서>

 

千里行裝付一柯 천리행장부일가 ; 천릿길을 지팡이 하나에 맡겼으니

餘錢七葉尙云多 여전칠엽상운다 ; 남은 엽전 일곱 푼도 오히려 많아라.

囊中戒爾深深在 낭중계이심심재 ; 주머니 속 깊이 있으라고 다짐했건만

野店斜陽見酒何 야점사양견주하 ; 석양 주막에서 술을 보았으니 내 어찌하랴.

 

 

 

 

 

 

失題 (실제) <제목을 잃어버린 >

 

許多韻字何呼覓 허다운자하호멱 ; 수많은 운자 가운데 하필이면 '멱'자를 부르나.

彼覓有難況此覓 피멱유난황차멱 ; 그 '멱'자도 어려웠는데 또 '멱'자를 부르다니.

一夜宿寢懸於覓 일야숙침현어멱 ; 하룻밤 잠자리가 '멱'자에 달려 있는데

山村訓長但知覓 산촌훈장단지멱 ; 산골 훈장은 오직 '멱'자만 아네.

 

 

 

 

 

 

宿農家 (숙농가) <농가에서 자다>

 

終日緣溪不見人 종일연계불견인 ; 골짜기 따라 종일 가도 사람을 못 보다가

幸尋斗屋半江濱 행심두옥반강빈 ; 다행히도 오두막집을 강가에서 찾았네.

門塗女와元年紙 문도여와원년지 ; 문을 바른 종이는 여와 절 그대로고

房掃天皇甲子塵 방소천황갑자진 ; 방을 쓸었더니 천황씨 갑자년 먼지일세.

光黑器皿虞陶出 광흑기명우도출 ; 거무튀튀한 그릇들은 순임금이 구워냈고

色紅麥飯漢倉陳 색홍맥반한창진 ; 불그레한 보리밥은 한나라 창고에서 묵은 것일세.

平明謝主登前途 평명사주등전도 ; 날이 밝아 주인에게 사례하고 길을 나섰지만

若思經宵口味幸 약사경소구미행 ; 지난밤 겪은 일을 생각하면 입맛이 쓰구나.

 

 

 

 

 

 

 

過安樂見오 (과안락견오) <안락성을 지나다가 배척받고>

 

安樂城中欲暮天 안락성중욕모천 ; 안락성 안에 날이 저무는데

關西孺子聳詩肩 관서유자용견 ; 관서지방 못난 것들이 짓는다고 우쭐대네.

村風厭客遲炊飯 촌풍염객지취반 ; 마을 인심이 나그네를 싫어해 밥 짓기는 미루면서

店俗慣人但索錢 점속관인단색전 ; 주막 풍속도 야박해 돈부터 달라네.

虛腹曳雷頻有響 허복예뢰빈유향 ; 빈 배에선 자주 천둥소리가 들리는데

破窓透冷更無穿 파창투냉갱무천 ; 뚫릴 대로 뚫린 창문으로 냉기만 스며드네.

朝來一吸江山氣 조래일흡강산기 ; 아침이 되어서야 강산의 정기를 한번 마셨으니

試向人間벽穀仙 향인간벽곡선 ; 인간 세상에서 벽곡의 신선이 되려 험하는가.

 

 

 

 

 

 

自詠 (자영) <스스로 읊다>

 

寒松孤店裡 한송고점리 ; 겨울 소나무 외로운 주막에

高臥別區人 고와별구인 ; 한가롭게 누웠으니 별세상 사람일세.

近峽雲同樂 근협운동락 ; 산골짝 가까이 구름과 같이 노닐고

臨溪鳥與隣 임계조여린 ; 개울가에서 산새와 이웃하네.

치銖寧荒志 치수영황지 ; 하찮은 세상 일로 어찌 내 뜻을 거칠게 하랴.

詩酒自娛身 주자오신 ; 와 술로써 내 몸을 즐겁게 하리라.

得月卽帶憶 득월즉대억 ; 달이 뜨면 옛 생각도 하며

悠悠甘夢頻 유유감몽빈 ; 유유히 단꿈을 자주 꾸리라.

 

 

 

 

 

 

思鄕 (사향) <고향 생각>

 

西行己過十三州 서행기과십삼주 ; 서쪽으로 이미 열세 고을을 지나왔건만

此地猶然惜去留 차지유연석거유 ; 이곳에서는 떠나기 아쉬워 머뭇거리네.

雨雪家鄕人五夜 우운가향인오야 ; 아득한 고향을 한밤중에 생각하니

山河逆旅世千秋 산하역려세천추 ; 천지 산하가 천추의 나그네길일세.

莫將悲慨談靑史 막장비개담청사 ; 지난 역사를 이야기하며 비분강개하지 마세.

須向英豪問白頭 수향영호문백두 ; 영웅호걸들도 다 백발이 되었네.

玉館孤燈應送歲 옥관고등응송세 ; 여관의 외로운 등불 아래서 또 한 해를 보내며

夢中能作故園遊 몽중능작고원유 ; 꿈속에서나 고향 동산에 노닐어 보네.

 

 

 

 

 

 

卽吟 (즉음) <즉흥적으로 읊다>

 

坐似枯禪反愧髥 좌사고선반괴염 ; 내 앉은 모습이 선승 같으니 수염이 부끄러운데

風流今夜不多兼 풍류금야부다겸 ; 오늘 밤에는 풍류도 겸하지 못했네.

燈魂寂寞家千里 등혼적막가천리 ; 등불 적막하고 고향집은 천리인데

月事肅條客一첨 월사숙조객일첨 ; 달빛마저 쓸쓸해 나그네 혼자 처마를 보네.

紙貴淸詩歸板粉 지귀청귀판분 ; 종이도 귀해 분판에 한 수 써놓고

肴貧濁酒用盤鹽 효빈탁주용반염 ; 소금을 안주 삼아 막걸리 한 잔 마네.

瓊거亦是黃金販 경거역황금판 ; 요즘은 도 돈 받고 파는 세상이니

莫作於陵意太廉 막작어릉의태염 ; 오릉땅 진중자의 청렴만을 내세우지는 않으리라.

 

 

 

 

 

 

 

自顧偶吟 (자고우음) <나를 돌아보며 우연히 짓다>

 

笑仰蒼穹坐可超 소앙창궁좌가초 ; 푸른 하늘 웃으며 쳐다보니 마음이 편안하건만

回思世路更초초 회사세로경초초 ; 세상길 돌이켜 생각하면 다금 아득해지네.

居貧每受家人謫 거빈매수가인적 ; 가난하게 산다고 집사람에게 핀잔 받고

亂飮多逢市女嘲 난음다봉녀조 ; 제멋대로 술 마신다고 중 여인들에게 놀림 받네.

萬事付看花散日 만사부간화산일 ; 세상만사를 흩어지는 꽃같이 여기고

一生占得月明宵 일생점득월명소 ; 일생을 밝은 달과 벗하여 살자고 했지.

也應身業斯而已 야응신업사이이 ; 내게 주어진 팔자가 이것뿐이니

漸覺靑雲分外遙 점각청운분외요 ; 청운이 분수밖에 있음을 차츰 깨닫겠네

 

 

 

 

 

 

 

是是非非詩 (비비) <비비>

 

年年年去無窮去  년년년거무궁거  ; 이 해 저 해 해가 가고 끝없이 가네.

日日日來不盡來  일일일래부진래  ; 이 날 저 날 날은 오고 끝없이 오네.

年去月來來又去  년거월래래우거  ; 해가 가고 날이 와서 왔다가는 또 가니

天時人事此中催  천인사차중최  ; 천(天時)와 인사(人事)가 이 가운데 이뤄지네.

是是非非非是是  비비비  ; 옳은 것 옳다 하고 그른 것 그르다 함이 꼭 옳진 않고

是非非是非非是  비비비비  ; 그른 것 옳다 하고 옳은 것 그르다 해도 옳지 않은 건 아닐세.

是非非是是非  비비비비  ; 그른 것 옳다 하고 옳은 것 그르다 함, 이것이 그른 것은 아니고

是是非非是是非  비비비  ; 옳은 것 옳다 하고 그른 것 그르다 함, 이것이 비일세.

 

 

 

 

 

 

 

蘭皐平生詩 (난고평생) <난고평생>

 

鳥巢獸穴皆有居 조소수혈개유거 ; 새도 둥지가 있고 짐승도 굴이 있건만

顧我平生獨自傷 고아평생독자상 ; 내 평생을 돌아보니 너무나 가슴 아파라.

芒鞋竹杖路千里 망혜죽장로천리 ; 짚신에 대지팡이로 천 리 길 다니며

水性雲心家四方 수성운심가사방 ; 물처럼 구름처럼 사방을 내 집으로 여겼지.

尤人不可怨天難 우인불가원천난 ; 남을 탓할 수도 없고 하늘을 원망할 수도 없어

歲暮悲懷餘寸腸 세모비회여촌장 ; 섣달그믐엔 서글픈 마음이 가슴에 넘쳤지.

初年自謂得樂地 초년자위득락지 ; 초년엔 즐거운 세상 만났다 생각하고

漢北知吾生長鄕 한북지오생장향 ; 한양이 내 생장한 고향인 줄 알았지.

簪纓先世富貴人 잠영선세부귀인 ; 집안은 대대로 부귀영화를 누렸고

花柳長安名勝庄 화류장안명승장 ; 꽃 피는 장안 명승지에 집이 있었지.

隣人也賀弄璋慶 인인야하농장경 ; 이웃 사람들이 아들 낳았다 축하하고

早晩前期冠蓋場 조만전기관개장 ; 조만간 출세하기를 기대했었지.

髮毛稍長命漸奇 발모초장명점기 ; 머리가 차츰 자라며 팔자가 기박해져

灰劫殘門飜海桑 회겁잔문번해상 ; 뽕나무밭이 변해 바다가 되더니,

依無親戚世情薄 의무친척세정박 ; 의지할 친척도 없이 세상인심 박해지고

哭盡爺孃家事荒 곡진야양가사황 ; 부모상까지 마치자 집안이 쓸쓸해졌네.

終南曉鍾一納履 종남효종일납리 ; 남산 새벽 종소리 들으며 신끈을 맨 뒤에

風土東邦心細量 풍토동방심세양 ; 동방 풍토를 돌아다니며 름으로 가득 찼네.

心猶異域首丘狐 심유이역수구호 ; 마음은 아직 타향에서 고향 그리는 여우같건만

勢亦窮途觸藩羊 세역궁도촉번양 ; 울타리에 뿔 박은 양처럼 형세가 궁박해졌네.

南州從古過客多 남주종고과객다 ; 남녘 지방은 예부터 나그네가 많았다지만

轉蓬浮萍經幾霜 전봉부평경기상 ; 부평초처럼 떠도는 신세가 몇 년이나 되었던가.

搖頭行勢豈本習 요두행세기본습 ; 머리 굽실거리는 행세가 어찌 내 본래 버릇이랴 만

口圖生惟所長 구도생유소장 ; 입 놀리며 살 길 찾는 솜씨만 가득 늘었네.

光陰漸向此中失 광음점향차중실 ; 이 가운데 세월을 차츰 잊어 버려

三角靑山何渺茫 삼각청산하묘망 ; 삼각산 푸른 모습이 아득하기만 해라.

江山乞號慣千門 강산걸호관천문 ; 강산 떠돌며 구걸한 집이 천만이나 되었건만

風月行裝空一囊 풍월행장공일낭 ; 풍월인 행장은 빈 자루 하나뿐일세.

千金之子萬石君 천금지자만석군 ; 천금 자제와 만석군 부자

厚薄家風均試嘗 후박가풍균상 ; 후하고 박한 가풍을 고루 맛보았지.

身窮每遇俗眼白 신궁매우속안백 ; 신세가 궁박해져 늘 백안당하고

歲去偏傷빈髮蒼 세거편상빈발창 ; 세월이 갈수록 머리 희어져 가슴 아프네.

歸兮亦難佇亦難 귀혜역난저역난 ; 돌아가려도 어렵지만 그만두려도 어려워

幾日彷徨中路傍 기일방황중로방 ; 중도에 서서 며칠 동안 방황하네.

 

 

 

 

 

 

 

多睡婦 (다수부) <잠 많은 아낙네>

 

西隣愚婦睡方濃 서린우부수방농 ; 이웃집 어리석은 아낙네는 낮잠만 즐기네.

不識蠶工況也農 부식잠공황야농 ; 누에치기도 모르니 농사짓기를 어찌 알랴.

機閑尺布三朝織 기한척포삼조직 ; 베틀은 늘 한가해 베 한 자에 사흘 걸리고

杵倦升粮半日春 저권승량반일춘 ; 절구질도 게을러 반나절에 피 한 되 찧네.

弟衣秋盡獨稱搗 제의추진독칭도 ; 아우 옷은 가을이 다 가도록 말로만 다듬질하고

姑襪冬過每語縫 고말동과매어봉 ; 어미 버선 깁는다고 말로만 바느질하며 겨울 넘기네.

蓬髮垢面形如鬼 봉발구면형여귀 ; 헝클어진 머리에 때 낀 얼굴이 꼭 귀신같아

偕老家中却恨逢 해로가중각한봉 ; 같이 사는 식구들이 잘못 만났다 한탄하네.

 

 

 

 

 

 

 

懶婦 (나부) <게으른 아낙네>

 

無病無憂洗浴稀 무병무우세욕희 ; 병 없고 걱정 없는데 목욕도 자주 안해

十年猶着嫁時衣 십년유착가의 ; 십 년을 그대로 집 올 때 옷을 입네.

乳連褓兒謀午睡 유연보아모오수 ; 강보의 아기가 젖 물린 채로 낮잠이 들자

手拾裙蝨愛첨暉 수습군슬애첨휘 ; 이 잡으려 치마 걷어들고 햇볕 드는 처마로 나왔네.

動身便碎廚中器 동신변쇄주중기 ; 부엌에서 움직였다하면 그릇을 깨고

搔首愁看壁上機 소수수간벽상기 ; 베틀 바라보면 름겹게 머리만 긁어대네.

忽聞隣家神賽慰 홀문인가신새위 ; 그러다가 이웃집에서 굿한다는 소문만 들으면

柴門半掩走如飛 문반엄주여비 ; 사립문 반쯤 닫고 나는 듯 달려가네.

 

 

 

 

 

 

喪配自輓 (상배자만) <아내를 장사지내고>

 

遇何晩也別何催 우하만야별하최 ; 만나기는 왜 그리 늦은데다 헤어지기는 왜 그리 빠른지

未卜其欣只卜哀 미복기흔지복애 ; 기쁨을 맛보기 전에 슬픔부터 맛보았네.

祭酒惟餘醮日釀 제주유여초일양 ; 제삿술은 아직도 초례 때 빚은 것이 남았고

襲衣仍用嫁時裁 습의잉용가재 ; 염습 옷은 집 올 때 지은 옷 그대로 썼네.

窓前舊種少桃發 창전구종소도발 ; 창 앞에 심은 복숭아나무엔 꽃이 피었고

簾外新巢雙燕來 염외신소쌍연래 ; 주렴 밖 새 둥지엔 제비 한 쌍이 날아 왔는데

賢否卽從妻母問 현부즉종처모문 ; 그대 심성도 알지 못해 장모님께 물으니

其言吾女德兼才 기언오녀덕병재 ; 내 딸은 재덕을 겸비했다고 말씀하.

 

 

 

 

 

 

贈妓 (증기) <기생에게 지어 주다>

 

却把難同調 각파난동조 ; 처음 만났을 때는 어울리기 어렵더니

還爲一席親 환위일석친 ; 이제는 가장 가까운 사이가 되었네.

酒仙交市隱 주선교은 ; 주선(酒仙)이 은(市隱)과 사귀는데

女俠是文人 여협문인 ; 이 여협객은 문장가일세.

太半衿期合 태반금기합 ; 정을 통하려는 뜻이 거의 합해지자

成三意態新 성삼의태신 ; 달그림자까지 합해서 세 모습이 새로워라.

相携東郭月 상휴동곽월 ; 서로 손 잡고 달빛 따라 동쪽 성곽을 거닐다가

醉倒落梅春 취도락매춘 ; 매화꽃 떨어지듯 취해서 쓰러지네.

 

 

 

 

 

 

 

老吟 (노음) <늙은이가 읊다>

 

五福誰云一曰壽 오복수운일왈수 ; 오복 가운데 수(壽)가 으뜸이라고 누가 말했던가.

堯言多辱知如神 요언다욕지여신 ; 오래 사는 것도 욕이라고 한 요임금 말이 귀신같네.

舊交皆是歸山客 구교개귀산객 ; 옛 친구들은 모두 다 황천으로 가고

新少無端隔世人 신소무단격세인 ; 젊은이들은 낯설어 세상과 멀어졌네.

筋力衰耗聲似痛 근력쇠모성사통 ; 근력이 다 떨어져 앓는 소리만 나오고

胃腸虛乏味思珍 위장허핍미사진 ; 위장이 허해져 맛있는 것만 생각나네.

內情不識看兒苦 내정부식간아고 ; 애 보기가 얼마나 괴로운 줄도 모르고

謂我浪遊抱送頻 위아랑유포송빈 ; 내가 그냥 논다고 아이를 자주 맡기네.

 

 

 

 

 

老人自嘲 (노인자조) <노인이 스스로 놀리다>

 

八十年加又四年 팔십년가우사년 ; 여든 나이에다 또 네 살을 더해

非人非鬼亦非仙 비인비귀역비선 ; 사람도 아니고 귀신도 아닌데 신선은 더욱 아닐세.

脚無筋力行常蹶 각무근력행상궐 ; 다리에 근력이 없어 걸핏하면 넘어지고

眼乏精神坐輒眠 안핍정신좌첩면 ; 눈에도 정기가 없어 앉았다 하면 조네.

思慮語言皆妄寧 사려어언개망녕 ; 생각하는 것이나 말하는 것이나 모두가 망령인데

猶將一縷線線氣 유장일루선선기 ; 한 줄기 숨소리가 목숨을 이어가네.

悲哀歡樂總茫然 비애환락총망연 ; 희로애락 모든 감정이 아득키만 한데

時閱黃庭內景篇 열황정내경편 ; 이따금 황정경 내경편을 읽어보네.

 

 

 

 

 

 

嘲幼冠者 (조유관자) <갓 쓴 어린아이를 놀리다>

 

畏鳶身勢隱冠蓋 외연신세은관개 ; 솔개 보고도 무서워할 놈이 갓 아래 숨었는데

何人咳嗽吐棗仁 하인해수토조인 ; 누군가 기침하다가 토해낸 대추씨 같구나.

若似每人皆如此 약사매인개여차 ; 사람마다 모두들 이렇게 작다면

一腹可生五六人 일복가생오륙인 ; 한 배에서 대여섯 명은 나올 수 있을 테지.

 

 

 

 

 

 

嘲年長冠者 (조연장관자) <갓 쓴 어른을 놀리다>

 

方冠長竹兩班兒 방관장죽양반아 ; 갓 쓰고 담뱃대 문 양반 아이가

新買鄒書大讀之 신매추서대독지 ; 새로 사온 맹자 책을 크게 읽는데

白晝후孫初出袋 백주후손초출대 ; 대낮에 원숭이 새끼가 이제 막 태어난 듯하고

黃昏蛙子亂鳴池 황혼와자난명지 ; 황혼녘에 개구리가 못에서 어지럽게 우는 듯하네.

 

 

 

 

 

 

 

訓戒訓長 (훈계훈장) <훈장을 훈계하다>

 

化外頑氓怪習餘 화외완맹괴습여 ; 두메산골 완고한 백성이 괴팍한 버릇 있어

文章大塊不平噓 문장대괴불평허 ; 문장 대가들에게 온갖 불평을 떠벌리네.

盃測海難爲水 여배측해난위수 ; 종지 그릇으로 바닷물을 담으면 물이라 할 수 없으니

牛耳誦經豈悟書 우이송경기오서 ; 소귀에 경 읽기인데 어찌 글을 깨달으랴.

含黍山間奸鼠爾 함서산간간서이 ; 너는 산골 쥐새끼라서 기장이나 먹지만

凌雲筆下躍龍余 능운필하약용여 ; 나는 날아오르는 용이라서 붓끝으로 구름을 일으키네.

罪當笞死姑舍己 죄당태사고사기 ; 네 잘못이 매 맞아 죽을죄이지만 잠 용서하노니

敢向尊前語詰거 감향존전어힐거 ; 다는 어른 앞에서 버릇없이 말장난 말라.

 

 

 

 

 

 

訓長 (훈장) <훈장>

 

世上誰云訓長好 세상수운훈장호 ; 세상에서 누가 훈장이 좋다고 했나.

無烟心火自然生 무연심화자연생 ; 연기 없는 심화가 저절로 나네.

曰天曰地靑春去 왈천왈지청춘거 ; 하늘 천 따 지 하다가 청춘이 지나가고

云賦云詩白髮成 운부운백발성 ; 와 문장을 논하다가 백발이 되었네.

雖誠難聞稱道賢 수성난문칭도현 ; 지성껏 가르쳐도 칭찬 듣기 어려운데

暫離易得是非聲 잠리이득비성 ; 잠라도 자리를 뜨면 비를 듣기 쉽네.

掌中寶玉千金子 장중보옥천금자 ; 장중보옥 천금같은 자식을 맡겨 놓고

請囑撻刑是眞情 청촉달형진정 ; 매질해서 가르쳐 달라는 게 부모의 참마음일세.

 

 

 

 

 

 

 

嘲山村學長 (조산촌학장) <산골 훈장을 놀리다>

 

山村學長太多威 산촌학장태다위 ; 산골 훈장이 너무나 위엄이 많아

高着塵冠揷唾排 고착진관삽타배 ; 낡은 갓 높이 쓰고 가래침을 내뱉네.

大讀天皇高弟子 대독천황고제자 ; 천황을 읽는 놈이 가장 높은 제자고

尊稱風憲好明주 존칭풍헌호명주 ; 풍헌이라고 불러 주는 그런 친구도 있네

每逢兀字憑衰眼 매봉올자빙쇠안 ; 모르는 글자 만나면 눈 어둡다 핑계대고

輒到巡杯籍白鬚 첩도순배적백수 ; 술잔 돌릴 땐 백발 빙자하며 잔 먼저 받네.

一飯횡堂生色語 일반횡당생색어 ; 밥 한 그릇 내주고 빈 집에서 생색내는 말이

今年過客盡楊州 금년과객진양주 ; 올해 나그네는 모두가 서울 사람이라 하네.

 

 

 

 

 

 

可憐妓詩 (가련기) <기생 가련에게>

 

可憐行色可憐身 가련행색가련신 ; 가련한 행색의 가련한 몸이

可憐門前訪可憐 가련문전방가련 ; 가련의 문 앞에 가련을 찾아왔네.

可憐此意傳可憐 가련차의전가련 ; 가련한 이 내 뜻을 가련에게 전하면

可憐能知可憐心 가련능지가련심 ; 가련이 이 가련한 마음을 알아주겠지.

 

 

 

 

 

 

離別 (이별) <이별>

 

可憐門前別可憐 가련문전별가련 ; 가련의 문 앞에서 가련과 이별하려니

可憐行客尤可憐 가련행객우가련 ; 가련한 나그네의 행색이 더욱 가련하구나.

可憐莫惜可憐去 가련막석가련거 ; 가련아, 가련한 이 몸 떠나감을 슬퍼하지 말라.

可憐不忘歸可憐 가련불망귀가련 ; 가련을 잊지 않고 가련에게 다 오리니.

 

 

 

 

 

 

매년 10월 중순 김삿갓 묘역이 있는 김삿갓면 노루목 마을에서는 추모제,
추모살풀이춤, 추모퍼포먼스, 백일장 등이 다채롭게 벌어져 그의 생애와 시세계를
새롭게 조명하고 있습니다. 특히 전통 한시백일장이나 김삿갓 만화 그리기 대회,
심포지엄 등의 문화생사와 공연, 체험행사가 진행되면서

많은 관광객들의 참여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贈某女 (증모녀) <어느 여인에게>

 

客枕條蕭夢不仁 객침조소몽불인 ; 나그네 잠자리가 너무 쓸쓸해 꿈자리도 좋지 못한데

滿天霜月照吾隣 만천상월조오린 ; 하늘에선 차가운 달이 우리 이웃을 비추네.

綠竹靑松千古節 녹죽청송천고절 ; 푸른 대와 푸른 솔은 천고의 절개를 자랑하고

紅桃白李片時春 홍도백리편춘 ; 붉은 복사꽃 흰 오얏꽃은 한 해 봄을 즐기네.

昭君玉骨湖地土 소군옥골호지토 ; 왕소군의 고운 모습도 오랑캐 땅에 묻히고

貴妃花容馬嵬塵 귀비화용마외진 ; 양귀비의 꽃 같은 얼굴도 마외파의 티끌이 되었네.

人性本非無情物 인성본비무정물 ; 사람의 성품이 본래부터 무정치는 않으니

莫惜今宵解汝거 막석금소해여거 ; 오늘 밤 그대 옷자락 풀기를 아까워하지 말게나.

 

 

 

 

 

 

金笠詩 -김립

芭經一帙誦分明 파경일질송분명 ; 그대가 경 한 책을 줄줄 외우니

客駐程참忽有情 객주정참홀유정 ; 나그네가 길 멈추고 사랑스런 맘 일어나네.

虛閣夜深人不識 허각야심인불식 ; 빈 집에 밤 깊으면 사람들도 모를 테니

半輪殘月已三更 반륜잔월이삼경 ; 삼경쯤 되면 반달이 지게 될 거요.

 

 

 

 

 

 

女人詩 -여인

難掩長程十目明 난엄장정십목명 ; 길가에 지나가는 사람이 많아 눈 가리기 어려우니

有情無語似無情 유정무어사무정 ; 마음 있어도 말 못해 마음이 없는 것 같소.

踰墻穿壁非難事 유장천벽비난사 ; 담 넘고 벽 뚫어 들어오기가 어려운 일은 아니지만

曾與農夫誓不更 증여농부서불경 ; 내 이미 농부와 불경이부 다짐했다오.

 

 

 

 

 

 

김삿갓 시비공원과 묘

 

평생을 방랑시인으로 살아간 김삿갓의 업적을 기리고 그의 문학적 위상을
재조명하기 위해 조성되었습니다. 김삿갓 유적지는 김삿갓면 와석리 노루목에
위치하고 있으며 이곳은 차령산맥과 소백산맥의 준령의 북단과 남단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또한 경북 영주시와 충북 단양군과의 경계를 이루는 3도 접경지역으로
산맥의 형상이 노루가 엎드려 있는 듯한 모습이라 하여 노루목이라 불리고 있습니다.
또한 김삿갓 유적지 내를 흐르는 곡동천은 여름에는 유리알처럼 맑고 풍부한
수량이 기암괴석 사이로 넘쳐 흐르고 가을에는 단풍으로 인하여 보는 이의 가슴을
평온하게 만들어주는 신비로운 곳입니다.이처럼 수려한 풍광 속에 해학과 재치,
풍류로 한 세상을 살다간 조선 후기방랑시인이자 천재시인인
김삿갓의 일생을 느낄 수 있는 묘소와 유적지가  있습니다

 

 

 

 

 

 

詠影 (영영) <그림자>

 

進退隨농莫汝恭 진퇴수농막여공 ; 들어오고 나갈 때마다 날 따르는데도 고마워 않으니

汝농酷似實非농 여농혹사실비농 ; 네가 나와 비슷하지만 참 나는 아니구나.

月斜岸面篤魁狀 월사안면독괴상 ; 달빛 기울어 언덕에 누우면 도깨비 모습이 되고

日午庭中笑矮容 일오정중소왜용 ; 밝은 대낮 뜨락에 비치면 난쟁이처럼 우습구나.

枕上若尋無覓得 침상약심무멱득 ; 침상에 누워 찾으면 만나지 못하다가

燈前回顧忽相逢 등전회고홀상봉 ; 등불 앞에서 돌아보면 갑자기 마주치네.

心雖可愛終無信 심수가애종무신 ; 마음으로는 사랑하면서도 종내 말이 없다가

不映光明去絶踪 불영광명거절종 ; 빛이 비치지 않으면 자취를 감추네.

 

 

 

 

 

 

 난고 김삿갓문학관

강원 영월군 김삿갓면 와석리

033-375-79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