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과 함께 좋은글과 시/좋은글과 시(13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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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를 좋아하는 사람은/조병화
비를 좋아하는 사람은 과거가 있단다. 슬프고도 아름다운 사랑의 과거가.... 비가 오는 거리를 혼자 걸으면서 무언가 생각할줄 모르는 사람은 사랑을 모르는 사람이란다. 낙엽이 떨어져 뒹구는 거리에... 한 줄의 시를 띄우지 못하는 사람은 애인이 없는 사람이란다. 함박눈 내리는 밤에 ..
2005.05.30 -
나 무 /류시화
나에게 나무가 하나 있었다 나는 그 나무에게로 가서 등을 기대고 서 있곤 했다 내가 나무여 하고 부르면 나무는 그 잎들을 은빛으로 반짝여 주고 하늘을 보고 싶다고 하면 나무는 저의 품을 열어 하늘을 보여 주었다 저녁에 내가 몸이 아플때면 새들을 불러 크게 울어주었다 내집뒤에 나..
2005.05.27 -
그리움의 향기/이해인
'그리움'이란 단어는 얼마나 아름다운가 '그리움'이란 단어에선 비에 젖은 재스민 꽃향기가 난다. 고향집의 저녁 연기가 보이고 해질녁의 강물 소리가 들린다. '보고 싶다는 말'은 또 얼마나 따듯하고 사랑스러운가 언젠가 친구 수녀가 나에게 전화를 걸어 "우리 언제 만나지요? 정말 보고..
2005.05.24 -
香峴/박두진
아랫도리 다박솔 깔린 산 너머, 큰 산 그 너멋 산 안 보이어, 내 마음 둥둥 구름을 타다. 우뚝 솟은 산, 묵중히 엎드린 산, 골골이 장송(長松) 들어섰고, 머루 다래 넝쿨 바위 엉서리에 얽혔고, 샅샅이 떡갈나무 억새풀 우거진 데, 너구리, 여우, 사슴, 산토끼, 오소리, 도마뱀, 능구리 등 실로..
2005.05.22 -
누가 울고 간다 /문태준
누가 울고 간다/문태준 밤새 잘그랑 거리다 눈이 그쳤다 나는 외따롭고 생각은 머츰하다 넝쿨에 작은새 가슴이 붉은새 와서 운다 와서 울고 간다 이름도 못 불러 본 사이 울고 갈 것은 무엇인가 울음은 빛처럼 문풍지로 들어온 겨울빛처럼 여리고 여려 누가 내 귀에서 그 소릴 꺼내 펴나 ..
2005.05.19 -
자연이 우리에게 내리는 혜택에는 제한이 없다
봄, 여름, 가을, 겨울 두루 사시(四時)를 두고 자연이 우리에게 내리는 혜택에는 제한이 없다. 그러나 그 중에도 그 혜택을 풍성히 아낌없이 내리는 시절은 봄과 여름이요, 그 중에도 그 혜택을 가장 아름답게 나타내는 것은 봄, 봄 가운데도 만산(萬山)에 녹엽(綠葉)이 싹트는 이 때일 것이..
2005.05.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