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과 함께 좋은글과 시/좋은글과 시(13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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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시/이해인
바람이 부네 내 혼에 불을 놓으며 바람이 부네 영원을 약속하던 그대의 푸른 목소리도 바람으로 감겨오네 바다 안에 탄생한 내 이름을 부르며 내 목에 감기는 바람 이승의 빛과 어둠 사이를 오늘도 바람이 부네 당신을 몰랐다면 너무 막막해서 내가 떠났을 세상 이 마음에 적막한 불을 붙..
2005.06.22 -
기도/라빈드라나트 타고르
모도 위험으로부터 벗어나게 해달라고 기도하지 말고 위험에 처해도 두려워하지 않게 해달라고 기도하게 하소서. 고통을 멎게 해달라고 기도하지 말고 고통을 이겨 낼 가슴을 달라고 기도하게 하소서. 생의 싸움터에서 함께 싸울 동료를 보내 달라고 기도하는 대신 스스로의 힘을 갖게 ..
2005.06.19 -
꽃으로 여는 삶/ 윤석희
고르고 다듬고 꽃 속에서 꽃이 되어 자르고 세우고 새소리, 바람소리 수반에 담아 시든 일상을 밀치고 싱그러움 가득 향기 되어 바람 되어 설레임 되어 담기는 새날의 눈뜸이여 꽃으로 여는 삶/ 윤석희
2005.06.18 -
6월 / 오세영
바람은 꽃향기의 길이고 꽃향기는 그리움의 길인데 내겐 길이 없습니다. 밤꽃이 저렇게 무시로 향기를 쏟는 날, 나는 숲속에서 길을 잃었습니다. 님의 체취에 그만 정신이 아득해졌기 때문입니다. 강물은 꽃잎의 길이고 꽃잎은 기다림의 길인데 내겐 길이 없습니다. 개구리가 저렇게 푸..
2005.06.17 -
바람처럼 가벼운 걸음으로
뭘 그렇게 고민하는거니? 만남의 기쁨이건 이별의 슬픔이건 다 한 순간이야. 사랑이 아무리 깊어도 산들바람이고 오해가 아무리 커도 비바람이야. 외로움이 아무리 지독해도 눈보라일뿐이야 폭풍이 아무리 세도 지난뒤엔 고요하듯 아무리 지극한 사연도 지난뒤엔 쓸쓸한 바람만 맴돌지...
2005.06.16 -
농담
대장간에서 만드는 것은 칼이 아니라 불꽃이다 삶은 순전히 불꽃인지도 모르겠다 시가 어렵다고 하지만 가는 곳마다 시인이 있고 세상이 메말랐다고 하는데도 유쾌한 사랑 의외로 많다 시는 언제나 칼이어야 할까? 천도의 불에 연도된 사랑도 그렇게 깊은 것일까? 손톱이 빠지도록 파보았지만 나는 ..
2005.06.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