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과 함께 좋은글과 시/좋은글과 시(13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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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 / 용혜원
하늘이 먹회색을 잔뜩 칠해놓은 듯 흐려 있다 며칠째 시도 때도 없이 하루 종일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날에는 내 가슴에서도 구멍이 꿇렸는지 빗물 흐르는 소리가 난다 방구석에 틀어박혀 책과 씨름하다가 고독을 잔뜩 모아 한 잔의 커피에 삶의 애달픔을 함께 마신다 온 세상이 물 천지..
2005.07.03 -
소망의 시
하늘처럼 맑은 사람이 되고 싶다 햇살같이 가벼운 몸으로 맑은 하늘을 거닐며 바람처럼 살고 싶다. 언제 어디서나 흔적없이 사라질 수 있는 바람의 뒷모습이고 싶다. 하늘을 보며, 땅을 보며 그리고 살고 싶다 길 위에 떠 있는 하늘, 어디엔가 그리운 얼굴이 숨어 있다. 깃털처럼 가볍게 ..
2005.07.03 -
바람이여/서정윤
바람이고 싶어라 그저 지나가버리는, 이름을 정하지도 않고 슬픈 뒷모습도 없이 휙하니 지나가버리는 바람. 아무나 만나면 그냥 손잡아 반갑고 잠시 같은 길을 가다가도 갈림길에서 눈짓으로 헤어질 수 있는 바람처럼 살고 싶어라. 목숨을 거두는 어느 날 내 가진 어떤 것도 나의 것이 아..
2005.07.02 -
짠 맛을 잃은 바닷물처럼/류시화
짠 맛을 잃은 바닷물처럼/류시화 사람들은 무슨 생각을 하면서 사는 걸까 마치 사탕 하나에 울음을 그치는 어린아이처럼 눈 앞의 것을 껴안고 나는 살았다 삶이 무엇인지 아무것도 모르는 채로 태어나 그것이 꿈인 줄 꿈에도 알지 못하고 무모하게 사랑을 하고 또 헤어졌다 그러다가 나..
2005.07.01 -
그냥 걷기만 하세요/법정스님
한 걸음, 한 걸음 삶을 내딛습니다 발걸음을 떼어 놓고 또 걷고 걷고.. 지금까지 그렇게 살아왔지만 짊어지고 온 발자국은 없습니다 그냥.. 가 버리면 그만인 것이 우리 삶이고 세월입니다 한 발자국 걷고 걸어온 그 발자국 짊어지고 가지 않듯 우리 삶도 내딛고 나면 뒷발자국 가져오지 ..
2005.06.25 -
그리움의 전깃줄에
고백/고정희 너에게로 가는 그리움의 전깃줄에 나는 감 전 되 었 다 고백/고정희
2005.06.23